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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 대표최고위원인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확보하고 있는 정치자금은 도대체 어느정도일까. 정 대표 정치자금의 유력한 자금줄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정 대표 일가의 소유주직 매각대금과 현대그룹 계열사로부터 주주자격으로 빌려 쓰고 있는 가지급금 및 주주대여금 등의 윤곽이 차츰 밝혀지고 있다.

우선 작년말부터 시작된 정 대표 일가와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현대종업원들에 대한 비상장 주식양도 대금은 모두 1천6백75억원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6일 "지난달 10일로 마감된 종업원들의 주식 청약접수 실적은 당초예상 1천7백22억원보다 약간 줄어 1천6백75억원정도"라고 밝혔다. 정부관계자도 "정확한 집계결과는 이달말쯤 있을 국세청에 대한 양도소득 예정신고때 드러날 것이나 현대측에 확인한 결과 그 정도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현대그룹은 정 대표와 그 아들들 및 현대중공업 금강개발 등이 소유중인 현대중공업 현대산업개발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고려산업개발 등 6개 비상장 계열사들의 주식 1천5백1만주를 시가보다 다소 싼 1천7백22억원에 종업원들에게 매각할 계획이었다.

현대그룹은 또 작년에 이어 올들어서도 정 대표일가 명의의 상장계열사 주식들을 계속 팔고 있다. 올들어서의 상장 계열사 주식 매각규모가 모두 얼마인지는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정부의 한 고위소식통은 "현대가 상장-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팔아 현재 확보하고 있는 대금은 모두 2천1백억원이며 이중 1천60억원은 정 대표 개인명의의 주식판매 대금이라고 현대그룹 고위관계자가 최근 밝혀왔다"고 말했다.

2천1백억원중 1천6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극동정유 증자 납입대금과 주식양도 차익에 대한 소득세,증권거래세 등의 세금납부 대금 등으로 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1천60억원은 순전히 정 대표 개인소유의 주식매각 대금이므로 정부나 현대그룹 모두 관여할 수는 없는 돈이다. 일부 현대그룹 관계자는 정 대표가 이달말이 시한인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출자한도 초과지분 매각분을 재매입하는데 이 자금을 주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나 재계관계자들은 이 자금이 정 대표 총선용 정치자금의 주종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식매각 대금외에 또하나 유력한 자금줄은 현대계열사들이 정 대표에게 빌려준 가지급금. 지난 90년말 현재 정 대표가 빌려쓰고 있는 가지급금 및 대여금 전체규모는 2천2백16억원 이었다. 작년이후 가지급금에 대해서는 현대측이 관련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이들중 정기주총 결산자료가 나와봐야 알 수 있는데,금융계는 그동안 계속 늘어 현재는 2천6백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재계의 한 소식통은 "정 대표 자신의 전 재산은 모두 3조원선이며 이 재산에서 상당한 이자수익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대표 및 그 일가의 주식매각 대금과 가지급금,그리고 작년부터 확보해왔던 유동자산 등을 모두 합칠 경우 정 대표의 가용정치자금은 최고 5천억원선은 될 것으로 금융계는 추정하고 있다. 5천억원이 사실이라면 전국 2백37개 국회의원 선거구에 선거구당 평균 21억원안팎씩 돌아갈 수 있는 돈.

한편 이와관련,정부가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주식매각 대금의 용도이다. 재무부 당국자는 이날 "정 대표의 가지급금이 2천억원이 넘어 주거래은행의 제재를 받고 있는 실정이므로 주식판매 대금으로 당연히 가지급금부터 먼저 갚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때문에 주식판매 대금의 용도를 놓고 앞으로 정부와 현대간의 또한차례 공방전도 예상되고 있다. <김광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