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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은 서럽다. 전국적으로 2백명 안팎으로 추정되는 무소속 후보들은 상대 후보들 외에 선거법 이라는 또다른 적 과 싸워야 한다.

여야 정당이 만드는 선거법은 항상 정당소속 후보에 유리하고 무소속 출마자들엔 불리한 조항들을 담고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정당 후보들은 입당원서를 받는다는 명목으로 사람들을 접촉하고,입당자 환영회도 열고 있다. 선거일 공고전에도 지구당 창당대회,개편대회,단합대회를 열어,많게는 수천명씩을 동원한 대대적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정당 후보들은 또 사랑방 좌담회 도 당원교육 등의 명분으로 언제나 열수 있고,길거리 잘 보이는 곳에다 당 후보 사무실 이라고 크게 써붙일 수도 있다. 중앙당의 자금지원도 받는다.

그러나 무소속 후보는 이 모든 득표 활동을 하나도 할수 없다. 공식적으로 그들에게 허용된 선거운동 기간은 선거법 상의 17일간 뿐이며,그들이 할수 있는 선거운동은 합동연설회 와 선거법상의 홍보물 4종(정당후보는 6종) 배포가 전부다. 당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엔 여야 정당들로부터 집중적인 견제까지 받고 있다.

무소속 후보들은 이같은 선거법과 기존 정당의 높은 벽을 넘기위해 남보다 더 땀을 흘릴 수 밖에 없다.

얼굴 알리기 잦은 이사

서울지역 무소속출마 예상자중 서초을의 김용갑 전 총무처장관은 양김시대 종료 지역대결 종식 등의 명분으로 무소속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케이스.

"3천명 이상의 조직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면서 정력적으로 골목길을 누비고 있는데,자신을 알리기 위해 벌써 몇차례 이사까지 단행.

김 전 장관이 정통우익 의 무소속이라면 노원을의 오세철 민중회의 준비위원장은 정통좌익 을 지향하는 무소속. 오 위원장은 민중당을 우경 으로 비판하고 탈당한뒤 자신이 설립한 민주정치연구소에서 노조원들에 대한 상담 등을 바탕으로 득표활동중.

관악을의 이길범 전 의원은 이곳 지구당위원장인 이해찬의원 공천에 반대해 탈당한 민주당 당원들을 조직,"호남표는 내것"이라고 주장하며,이해찬(민주)-김수한(민자)의 3파전을 전개중.

강동갑 황동현 구 민정위원장은 지역 교회기반,송파을 고광철 일신재단 감사는 지역 학맥을 기반으로 뛰는 무소속들. 고씨의 경우 학부모 자원봉사대에 기대.

13대 차점 낙선자인 관악갑 이상현씨는 각종 기관으로부터 가해지는 유-무형의 압력 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며,구로을 유지효씨는 14대째 이곳서 살고 있는 토박이임을 내세워 민자당 공천탈락의 한을 풀겠다는 자세.

종로 정인봉변호사는 무소속 후보에 불리한 선거법이 국민의 공무담임권을 해치는 위헌이라고 주장,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무소속의 악전고투 를 홍보.

13대때 민정당으로 출마했다 낙선한 조진형씨는 이번엔 인천 북갑서 무소속으로 출마. 이곳 정정훈 민자의원이 3당 합당후 구 민정조직을 상당수 흡수해 새로 시작해야 하는 어려운 입장.

인천서 무소속인 이기문변호사는 "악법도 법이라 지켜야 하나,아는 사람에게 전화로 인사하는 외에 선거운동을 할 수가 없다"면서,헌재에 헌법소원을 제기. 이 변호사는 "국민학교 동창회 현판식에 가도 사진을 찍힐 정도"라면서 "선거 치르기가 불가능"이라고 하소연.

낙천후 민자당을 탈당한 박지원의원(오산-화성)은 지역구를 자신이 운영하는 학교,사업체 등이 있는 수원 권선갑으로 옮기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 박 의원은 결국 포기할 것 이라는 흑색선전에 가장 고전중.

가평-양평의 김영선 국회 국방위원장은 민자당 낙천후 시위성 출마를 단행한 중진급 무소속. 그의 한 측근은 "국회 상임위원장이며 3선 의원인데,낙천후 예우가 너무 부실하다"고 역정.

강원 강릉의 최돈웅 경월주조 회장은 사랑방좌담회를 못하는 핸디캡 극복을 위해 대리인이 사람을 모아놓으면 자신은 인사만하고 빠져나오는 궁여지책을 동원.

순수 무소속 강조

삼척에선 두명의 중량급 무소속이 활동중. 김정남 전 의원은 "나를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불려다녀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주로 맨투맨 작전에 의존.

정해영 전 국회 부의장의 사위인 엄영석 전 외대교수는 무소속의 약점을 경제학박사,국민경제제도 연구원장 등의 경력으로 극복하려 노력.

대전 서유성의 이재환 전 의원은 자신의 이름을 명기한 사무실간판을 준비했으나,선거법 규정상 걸지 못했고,사무실 내부에 선거 구호도 부착못하고 있다고 푸념. 그러나 하루 최고 5,6회의 재가방문 등 왕성한 경조사 참여로 불리를 극복중.

강창희 전 의원(대전 중)은 평소 해오던 아파트 노인들에 대한 건강학 강의도 최근 중단했다면서 "무소속 불리를 이유로 국민당 입당을 권유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정서적으로 맞지 않아 거절했다"고.

충남 공주 이상재 전 의원은 재기를 향한 집요함 에서 손꼽히는 무소속. 점퍼에 장화를 신고 혼자 재가,환갑잔치집 등을 가리지 않고 지난 4년간 순회.

여천의 조중연 전 의원은 어느 당에도 공천신청을 내지않은 순수 무소속 임을 주장. "최근 상대후보들이 내가 당선되면 야당으로 간다는 흑색선전을 퍼뜨리고 있다"며 고민.

부산 사하 서석재의원(무소속)은 당초 사하는 ys의 정책지구 라는 점을 내세우며 순항했으나,무조건적인 ys=민자당 바람이 워낙 거세 애간장. 따라서 ys의 측근들이 최근 "서 의원이 진짜"라고 전화로 지원사격중.

장성만 전 국회 부의장(부산북갑)은 서 의원과 달리 ys바람에 정말 고전하는 무소속. 15회에 달하는 지역발전 세미나 등으로 무소속의 어려움을 극복중.

출마 포기압력 시달려

영도 윤석순 전 의원은 "무소속은 추천장을 받는데 시간이 걸려 후보자 등록도 늦어지고 선거운동 기간도 짧아진다"고 고충을 토로.

대구 서갑의 정호용 전 의원은 전국이 주목하는 무소속. 과거 보선때와 같은 무서운 바람이 일어나느냐가 관심인데,상대인 문희갑 민자의원은 주요조직을 그대로 지키면서 수성에 진력.

허화평 전 청와대 정무수석(포항)은 포항고 동문 지지를 바탕으로 포철을 의식,금속노련과 협조관계를 맺고 분투중.

국회 상임위원장급으로 민자 낙천의 충격을 안았던 경북 의성 정창화(무소속) 영양 봉화 오한구의원(무소속)은 모두 "정호용씨와의 관련으로 억울하게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지역 동정여론을 유발중이나,모두 "출마포기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

경남 충무 통영 고성에선 허문도 전 통일원장관과 최인호 전국구의원 등 두 무소속 후보가 민자 정순덕의원과 3파전.

5공 의리파 허 전 장관은 "이번 선거는 행정선거체제"라고 비판하는 한편, 향후 ys대권조력 을 선언. 최 의원의 등장으로 고성표 분산을 우려하나,충무의 반 정 의원파 와 제휴한 점에 기대.

전북 전주 완산의 손주항의원은 무소속이지만,현역 의원이어서 의정보고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지금까지 6차례 개최.

민주당내 유명한 조직분규 지역인 남원의 이형배의원(무소속)은 "전국구 의원이라 의정보고도 못하고 무소속이라고 출판기념회장 빌리기도 어렵다"고 하소연.

군산의 무소속 엄대우후보는 이 지역 이슈인 공해공장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으나,"아직 선거사무실을 낼 수가 없어 민주당 외곽조직련청 간판을 걸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 <양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