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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혁명과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근대를 제국주의-이데올로기 시대였다고 규정한다면,최근 한반도를 비롯한 전세계에 일고 있는 조류는 그같은 과거의 패러다임으로 판단키 어려운 대변화의 시대 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

이홍구 주영대사는 6일 현재의 상황을 이렇게 정의하는 것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전직 서울대 교수(정치학) 출신답게 이 대사는 기자회견동안 최근의 상황을 직시할 수 있는 냉철한 지성 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했다.

이 대사는 "영국,특히 런던은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지로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데,그것은 곧 정보의 중심을 의미한다"며 "1883년 국교를 수립한 한영관계를 비롯한 우리의 대유럽관계 강화는 지난 40년 동안의 미일 위주로 특징지워진 시각에서 벗어나 보다 성숙되고 균형잡힌 세계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특별한 현안이 없는게 최근의 한영관계"라고 규정하고,"오래된 전통 우방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발전시키는가 하는 것도 우리 외교가 고민해야할 과제"라고 밝혔다.

그런 맥락에서 오는 11월로 예정된 찰스 황태자 부처의 방한과 우리의 6번째 교역상대국(연간 교역량 30억달러)인 영국과의 관계를 강조했다.

"최근 남북관계,특히 북한 핵문제 등 모든 사안마다 영국은 우리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 대사는 "영국정부 스스로가 핵문제 해결때까지 북한 사람들의 입국을 거절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유지할 만큼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우방국들의 지원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정확한 정책의 선택이 중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6공화국 출범과 함께 통일원장관에 취임,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 입안을 주도했던 그는 "우리의 통일방안은 북한사회의 점진적 변화를 유도한다는데 초점이 모아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사는 우리 사회의 최대 위협요소이면서 동시에 통일의 상대역일 수밖에 없는 북한의 이중성 을 정확히 꿰뚫는 균형감각에 통일정책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말의 남북합의서-비핵공동선언 채택으로 대표되는 최근 남북관계 진전을 "전체적으로 성공한 정책이었다"고 평가하는 그는 "그러나 모든 가능성에 대한 최선의 대비책을 세우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이 대사는 "현재 유럽에도 ec통합의 움직임과 민족주의 강화라는 두개의 상반된 흐름이 있다"고 지적,탈 냉전이라는 역사의 변화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국가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두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