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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정해영기자" 북한이 남침할 경우 미국은 저지 및 방어단계를 넘어 축출 (eject)까지 하겠다는 파월 미 합참의장의 발언은 미국의 대한방위가 적극적 방어개념에서 적극적 공세개념으로 전환했음을 처음으로 확인해 주는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이는 또 미 국방부가 최근 작성한 해외전쟁 가상 시나리오중 한반도 부분을 보다 더 구체화 했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워싱턴의 군사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사용한 축출 이라는 단어는 일반 군사용어가 아니고 북한의 침략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응징의지를 알리기 위해 선택된 용어라고 말했다. 한 군사소식통은 "북한이 남침해 오면 미국은 저지와 방어에서 나아가 적의 심장부에 들어가 근본을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파월 의장의 발언을 부연설명했다.

그는 곧 한반도에서 북한의 침략으로 전쟁이 벌어지면 휴전선이나 군사분계선 등 이른바 국경선의 개념이 자연히 없어지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미국은 쳐들어오는 적군만 상대해 격퇴하는 것이 아니고 전쟁을 지원 또는 지휘하는 군사기지와 전쟁 지휘본부까지 섬멸하겠다는 의미로 군사전문가들은 받아 들이고 있다.

파월 의장은 "한국군 지상군과 미 공군력만으로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고 패배시키는 데 충분하지 않은가"라는 솔라즈 의원의 질문에 "완전히 자신할 수는 없지만 지상과 해상에 배치된 미 공군력만으로 충분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해 지상군 동원 가능성을 유보했다.

그는 또 "한반도에서 지상군을 요구하게 되는 긴급사태나 서태평양과 다른 지역에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다른 긴급사태가 일어날 경우에 필요한 충분한 병력수준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군사소식통은 그의 이 말은 현재 38선 이남에 배치돼 있는 미군 1개 사단을 포함한 해외주둔 미 병력을 더이상 감축할 경우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남침과 함께 이라크가 쿠웨이트 및 사우디 북부를 침공하는 것과 같은 2개 전장에서 동시에 싸우는 것을 가상하고 있는 전쟁시나리오에는 북한이 침략할 경우 미국은 8개 전투사단과 5개 항공모함전단,16개 공군 전투비행중대 및 4개 중폭격기중대,2개 해병부대 등을 한반도에 파견해 한미 양국군이 90일내에 북한군을 제압하는 것으로 돼있다.

시나리오에 지상군이 동원되지만 남침해온 적군을 격퇴하는 데만 투입되고 휴전선을 넘어 적진 깊숙이 들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걸프전 당시 이라크처럼 미 최신예 전폭기들이 북한의 중심부를 폭격해 지휘본부와 후방지원 시설을 초토화시켜 조기에 전쟁을 끝내는 것이 미국의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파월 의장의 축출 발언은 냉전종식후 의회 일각에서 대두되고 있는 미 병력의 지나친 감축요구에 쐐기를 박고 아울러 북한이 다른 지역에서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틈 타 남침을 해올 경우 이에 대비하는 미국의 완벽한 응징계획이 서 있음을 알리는 2중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