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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동계패럴림픽 바이애슬론서 金3개 등 메달 7개

"우크라이나를 위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평화를 위해 뛰었다." "오늘 경기와 승리는 우크라이나의 모든 이를 위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2022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대회 첫날 금메달 3개를 따내, 전쟁으로 신음하는 조국에 희망을 안겼다. 투혼을 펼친 이들은 "조국에 바치는 메달"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크라이나는 베이징 패럴림픽 개막 후 이틀 동안 금 3, 은 3, 동 1개를 수확했다. 첫날 금 3개를 수확해 메달 순위(금메달 기준) 1위에 올랐다. 이틀째인 6일 개최국 중국(금 6·은 4·동 6)에 1위를 내줬다. 우크라이나의 메달은 현재까지 모두 바이애슬론에서 나왔다. 특히 남자 스프린트 시각장애 부문에선 금·은·동메달을 휩쓰는 등 이날까지 바이애슬론에서 나온 메달 18개 중 7개를 쓸어 담았다.

이번 패럴림픽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에 출전하는 우크라이나 선수단 54명(선수 20명)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등의 도움으로 지난 2일 베이징에 도착했다. 4일 열린 개회식에서 이들이 베이징 국립 경기장 무대로 입장하자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시상대에 오른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하나같이 조국의 평화를 기원하고, 반전을 외쳤다.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입식에서 우크라이나의 첫 금을 캔 그리고리 보브친스키는 "전쟁이 시작됐을 때 매일 울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며 전 세계가 매일, 언제나 우크라이나라는 이름을 듣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경기 전 우크라이나를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쟁과 조국, 국민, 대통령을 생각해야 했다. 나는 우크라이나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스포츠를 사랑하지만, 오늘만은 우크라이나에서 보낼 미래 삶을 위해 뛰었다. 제발 전쟁을 멈춰 달라. 우리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조국을 위한 우승"이라고 했다.

바이애슬론 여자 스프린트 시각장애 부문 금메달을 획득한 옥사나 쉬시코바도 "경기 전 가족과 친척, 우크라이나의 모든 이를 생각했다"며 "오늘 경기와 승리는 그들을 위한 것이다. 나는 단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에 친척들이 있다는 남자 스프린트 시각장애 금메달리스트 비탈리 루키야넨코는 "우리 도시들을 지키는 모든 이에게 이 메달을 바친다"고 전했다.

타국 선수도 우크라이나를 응원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옥사나 마스터스는 이날 바이애슬론 여자 좌식 스프린트에서 우승한 뒤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와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고 올렸다.

우크라이나는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종합 6위(금24·은47·동27), 2018 평창 패럴림픽에서도 종합 6위(금7·은7·동8)에 오른 패럴림픽 강국이다. 우크라이나 장애인 스포츠의 힘은 '인바스포르트(Inva sport·장애인 스포츠)'라는 아동과 청소년 장애인의 재활 및 운동선수 양성을 위한 국가 정책 프로그램에서 나온다. 전국 곳곳에 장애인 체육 학교와 체육 재활 시설이 있다.

인바스포르트의 시작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였다. 직·간접 피해를 본 사람이 300만명이 넘었고 그중에는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도 많았다.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게 돕고자 발레리 수쉬케비치 현 우크라이나 패럴림픽 위원장의 주도로 2002년 국립패럴림픽센터가 설립되는 등 장애인 스포츠 부흥 정책이 펼쳐졌다.

인바스포르트는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에서 금 24개를 따내며 결실을 보기 시작했고, 우크라이나는 그 뒤 매 대회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베이징 패럴림픽에서도 상위권에 올라 우크라이나의 이름을 세계에 알릴 것으로 전망된다. 수쉬케비치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선수단의 이번 대회 출전은 우크라이나가 살아있다는 상징"이라고 했다. 기고자 : 베이징=김상윤 기자 패럴림픽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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