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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조선스페이스 개인전

"수많은 장벽에 부닥치고 가혹한 시련 앞에 몸부림치며 이를 넘길 수 있는 인간에게만 주어지는 생존의 권리… 봄이라는 뽀얀 계절은 때때로 나를 이런 부질없는 사색 세계에 몰아 버린다."

화가 박래현(1920~1976)은 1959년 조선일보 주최 '현대작가초대미술전'에 출품하며 한 편의 글('봄이면 생각나는 일, 삶과 마주 섰던 계절')을 함께 기고했다. 한국화 거장 김기창의 아내이자 네 아이의 어머니라는 현실적 속박 안에서, 오로지 그림에 자신을 의탁하며 숱한 계절을 견뎌야 했던 화가의 화업(畵業)과 하나의 결로 읽힌다.

한국 근대 화단의 대표적 여성 화가 박래현을 이 같은 맥락에서 재조명하는 전시 '박래현, 사색세계'가 서울 중구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1부(26일까지)와 2부(4월 8~23일)로 나뉘어 열린다. 초기 대작부터 미공개작까지 80여 점을 살펴볼 기회다.

전시 1부에는 조선미술전람회 총독상 수상작 '단장', 대한미술협회전 대통령상 수상작 '이른 아침'과 함께 본격적인 추상 회화의 단초를 확인할 수 있는 '잊혀진 역사 중에서' 등이 한자리에 모인다. 2부에서는 작가의 실험적 면모를 드러내는 태피스트리·콜라주, 표현의 확장을 위해 다년간 몰두했던 판화 작업을 집중 조명한다. 기고자 :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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