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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가짜뉴스' 유포시 최대 15년형
정작 국영 타스통신은 오보 타전, ＂젤렌스키 폴란드 망명＂ 허위 판명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의 비판을 받고 있는 러시아가 언론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 CNN은 4일(현지 시각) "러시아에서 방송하는 것을 중단한다"며 "상황을 전달할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미 블룸버그 통신, ABC와 영국 BBC, 캐나다 공영방송 CBC도 러시아 내에서 취재와 보도 활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존 미클스웨이트 블룸버그 통신 편집장은 "기자를 범죄자로 바꿔놓는 형법 개정안 때문"이라며 "더는 형식적으로라도 저널리즘을 지속할 수 없다"고 했다. 미 워싱턴포스트도 이날 자사 기자를 보호하기 위해 "모스크바 본부에서 작성한 일부 기사는 특파원 이름과 날짜를 뺄 것"이라고 밝혔다.

서방 언론들의 이런 조치는 지난 3일 러시아 의회가 통과시킨 법안 때문이다. 러시아 의회는 자국의 군사 활동과 관련, 허위 정보를 유포하면 최고 징역 15년 형에 처하는 내용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의회 관계자는 "외국인도 적용 대상"이라고 못 박았다. 그간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특별 군사작전이며, 민간인 피해자는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 같은 정부의 발표와 다른 내용을 보도하면 모두 처벌 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법 시행까지 푸틴 대통령의 서명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해외 매체 여러 곳에 대해 접속 차단 조치를 내렸다. 지난달 초 독일 정부가 러시아 국영 매체 RT의 접속을 막자,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의 접속을 차단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고의적이고 반복적으로 가짜 정보를 유통하고 있다"며 미국의 소리(VOA)와 영국 BBC, 자유유럽방송·자유라디오(RFE·RL)를 접속 금지 대상 명단에 올렸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러시아 국영 매체를 차별했다는 이유로 차단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여론전과 심리전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두마) 의장은 4일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우크라이나 의회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했다. 그가 폴란드로 도망갔다"고 전했다. 타스 통신을 포함한 러시아 국영 매체들이 이 같은 내용을 퍼나르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음 날 집무실에서 다른 직원과 함께 있는 영상을 찍어 올렸다. 그러면서 "나는 키이우(키예프)에 있다. 여기서 일하는 중이다. 아무도 도망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기고자 : 최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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