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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 포스코 회장 체제'의 윤곽이 드러났다. 포스코는 6일 이사회를 열어 상임이사 2명을 교체하고 사외이사는 대폭 바꿔 정 회장 체제를 이끌 새 이사진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사퇴 의사를 밝힌 이구택 회장과 임기가 만료된 조성식 부사장의 후임 상임이사 후보로 허남석 부사장(생산기술 부문장)과 정길수 부사장(스테인리스 부문장)을 선임했다. 이동희 부사장(기획재무 부문장)은 재선임됐다.

또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 한준호 삼천리 부회장, 이영선 한림대학교 총장,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이창희 서울대 법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결정했다. 이들은 오는 27일 주주총회 승인 절차를 거쳐 상임이사와 사외이사로 공식 선임된다.

정 차기 회장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안정적인 리더십으로 포스코를 이끌 기반을 마련했다. 우선 이사회는 그에게 3년 임기를 부여했다. 정상적으로 하면 그의 임기는 1년이지만, 1년 남은 상임이사를 현 시점에서 퇴임하고 새로 3년 임기의 상임이사로 추천받은 것이다. 주총 승인만 받으면 그는 3년 동안 회장직을 수행한다.

서윤석 포스코 이사회 의장(이화여대 교수)은 "차기 회장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부터 1년 뒤 재신임을 받아야 하면 리더십이 불안정하고 청탁에 약할 수도 있으니 임기를 3년으로 해야 한다는 데 모든 이사들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정 차기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상임이사의 임기는 모두 1년으로 정해졌다. 이는 1년 후 정 차기 회장이 자신의 구상대로 사내 경영진을 새로 조직할 여지를 준 것으로 강한 리더십을 행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차기 회장과 회장직을 놓고 경합을 벌였던 윤석만 사장은 남은 상임이사 임기 1년을 채우기로 했다. 하지만 포스코 사장직에서는 물러나 다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윤 사장이 대외관계 업무를 오래 담당해왔기 때문에 그 분야 경험이 부족한 정 차기 회장을 지원하고 자문하는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 사장이 상임이사직을 유지한 것은 회장 경합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을 불식시키고 정 차기 회장과 서로 화합하는 모습으로 남은 임기를 명예롭게 마치겠다는 본인의 희망과 정 차기 회장의 뜻이 일치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구택 회장은 이날 이사회 마지막 인사말을 통해 "1969년 3월 2일 입사해 만 40년에서 3일 부족한 시간 동안 봉직하고 떠난다"며 "정준양 차기 회장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 어려운 시기 회사를 잘 이끌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준양 차기 회장은 3년 임기 상임이사 회장으로 추천된 후 "열심히 하겠으니 여러분들도 도와달라"고 한 뒤, "흔쾌히 도와주시겠다고 한 윤석만 사장께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 사외이사가 전했다.

기존 사외이사들 가운데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허성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등 3명은 이날 임기만료로 물러났고,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는 임기가 남았지만 자진 사임했다.

기고자 : 조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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