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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는 옐친 대통령의 개혁정책 효과가 부진함에 따라 국수주의자와
공산주의자들이 힘을 합쳐 반옐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저명한 언론인 겐나디 바실리예프(모스크바뉴스 정치평론가)는 이같은
움직임의 실상과 전망에 대해 조선일보에 기고해왔다.
<편집자주>
알크스니스 대령 참여
요즘 러시아에는 기존의 정치판도를 바꿀만한 새로운 흐름들이 있다.
이들중 가장 중요하고 위험한 흐름은 우파들의 결집이다.
최근 붉은광장에선 옐친 정부의 적들이 주도한 시위가 열렸다.
오래전부터 다양한 정치성명을 발표하는 연단으로 변해버린 모스크바 호텔
발코니에 모인 인사들은 신 볼셰비키 러시아공산주의 노동당 지도자중 하나인 빅토르
안필로프,친러시아작가 알렉산더 프로하노프,군산복합체의 거두 빅토르 알크스니스
대령 등이었다.
이런 시위는 전에도 열렸으나 당시는 참가자의 수가 적었고 참가자들은 대부분
적기와 레닌,스탈린의 초상을 든 늙은 공산주의자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청백색의 성 안드류기를 든 제정옹호론자들과 다른 종류의 극단적
보수군중도 포함돼 있다.
같은 시간 러시아 시네마홀의 푸쉬킨 광장에도 시민과 애국세력의 의회 가
열렸다.
이는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이틀간의 활동기간 중에 프로하노프가 참석했고,제정옹호론자,검은 셔츠의
파미아트 당수인 드미트리 바실리예프도 볼수 있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옐친을 혹독하게 비판하는 러시아 부통령 알렉산드 루츠코이가 그
속에 끼여 있었다는 것이다.
우파들의 모임을 동맹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아직까지 활동중인 공산주의자들과 러시아 국수주의자 들 사이에 어떤
형태의 동맹이 출현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양측은 서로를 용납하지 못했다.
전자는 적어도 말로는 무신론자이자 국제주의자들이다.
반면 후자는 국수주의자인 동시에 대부분 유신론자들이다.
부통령 루츠코이도
그들은 개혁이 러시아를 서구자본주의의 늪에 빠뜨리고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
그들은 다음과 같은 슬로건 아래 단결했다.
"위대한 러시아를 구하자.
구 소련의 공산주의자들과 함께 발트해에서 태평양까지.
"
불과 반년 전까지만 해도 개혁을 반대한 세력들은 패배했고 다시 일어서지는 못할
것으로 보였다.
8월 쿠데타의 실패는 전체주의 kgb,공산당 등 세력들의 기반을 흔들어 놓았다.
그리고 고르바초프의 중앙집권 통치에 반대했던 민주주의자들이 권력을 잡았다.
앞으로 그 어느 것도 급진적이고 성공적으로 완수되고 있는 개혁을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요즘의 현실은 오랜 진리를 일깨운다.
야당이 점수를 얻기는 쉽지만 집권정당이 점수를 잃지 않기란 어렵다.
일반 국민들로부터 인기를 잃더라도 꼭 추진해야하는 일이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예고르 가이다르가 이끄는 경제팀도 바로 이같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가 추진하는 일은 최소한 당분간은 물가상승과 사회적 긴장만을 가져올
뿐이다.
옐친의 통치권 약화는 이 나라를 반개혁의 길로 돌이키려는 사람들을 고무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들 우파연합의 취약점은 느리지만 확실한 현재의 개혁안을 대체할 만한
보다 나은 대안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전체주의 체제에서 활용했던 대안으로 돌아가는 것은 건설적인 방법은 아니다.
이들의 전체주의적 발상은 지금 옐친 정부를 반인민적 정권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무역 마피아와 외국 은행가들을 매도하고 소연방의 재건을
외치며,러시아 고유의 전통을 회복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슬로건들은 결코 대안이 아니다.
이 슬로건들은 국민들로 하여금 운명적인 선택을 강요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대가는 후대들이 치르게 될지도 모른다.
1917년 러시아가 그러했고,1933년 나치 독일이 그랬다.
정책 대안은 없어
지금 러시아내 우파들의 입지를 과장할 필요는 없다.
국민들은 여전히 옐친을 믿고 있고 그를 좋아하고 있다.
그러나 우익의 위험은 미래에 있다.
옐친 정부가 민주적 야당세력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물러나야 할 경우,우파가
유일한 수권세력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우파 의 이념가들은 탱크로 시내를 밀어붙이는 상황도 예상하고 있다.
알렉산더 프로하노프도 20세기와 세계 라는 잡지와 회견에서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극단적인 러시아 민족주의에 경도된 이념가들,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사악한
모험을 주도했던 전사들은 구 소비에트군의 일부가 우파의 편에 설 것을 바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