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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의 전국구 후보결정과 이것이 파생시킨 몇가지 잡음은 우리의 문제가 뭔지를 다시한번 알게 해준다. 한마디로 우리는 나사가 풀려도 너무 풀렸다. 최각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의 경우,그는 명색이 gnp 세계 15위권 국가의 경제행정라인 최고위인사로서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처신을 했다.

진작 나사가 풀렸다 는 소리를 들어왔으나,나라의 경제 사령관 이 전국구에 빠졌다고 태업을 벌이는 사태에 직면하고서는 그 위엄수위가 어느 정도인지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부총리 태업 은 지도층 그룹이 우리사회의 해이현상에서 예외가 아니며,오히려 그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김종필 민자당 최고위원의 경우에서도 우리는 지도층그룹 내부 분위기의 해이함을 감시할 수 있다. 그는 전국구 인선에서 자파가 푸대접을 받았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주최한 만찬에 이유없이 불참하는 시위 를 벌였다.

과거 김영삼 민자당 대표가 이런 유의 행동을 보였을때,김 최고위원은 그때마다 대통령의 권위 와 집권당의 책임 을 내세워 강력한 비판을 제기하는 입장에 섰었다. 당시 김 최고위원의 그같은 입장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적지않았다. 그 사람들은 이번의 경우,김 최고위원이 어떤 설명을 할지 궁금해한다.

여권 내부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노선을 걷고 있는 김 최고위원과 내각의 핵인 최 부총리의 행동은 사회전체의 해이분위기에 대통령 임기말의 누수현상까지 겹쳐진 이 사회가 이제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음을 새삼 실감케 해주고 있다.

전국구 인선에서 무대접을 받았다고 민자당 사무처 요원들이 파업 을 단행한 것도 이런 분위기의 반영이며,따라서 충격적인 일도 아니다. 집단행동의 배격 을 소리 높여 외쳐오던 집권당의 핵심당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선게 오늘의 상황이다.

5일엔 정주영 국민당 대표가 예민한 국가기밀을 함부로 발설했다. 내게 이롭기만 하다면 이제는 지켜야할 국가이익도 없다는 것일까.

정 대표와 그의 언행은 어떤 의미에서 권력누수,기강해이,본분이탈현상의 또하나 상징이다. 정부 여당인사들의 행태와 어우러져 사회적 권위의 무정부상태가 지금 한창 연출되고 있다. 우리는 나사가 풀려도 너무 심하게 풀렸다. <양상훈 정치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