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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市 ＂관광 랜드마크로 만들 것＂
시민단체 ＂애물단지 될 우려＂

지난 4일 오후 울산 중구 태화루(太和樓)의 누마루. 산책 나온 동네 주민부터 아이 손 잡고 온 부모, 관광객까지 태화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대구 수성구에서 온 박혜정(44)씨는 "여기서 내려다보니 태화강이 한눈에 들어와서 기대 이상으로 멋지다"라고 했다.

최근 울산에선 이 태화루 일대에 지어질 '태화루 용금소 스카이워크'를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지역 경제를 살릴 관광 명물이 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쪽과 "태화루의 경관과 역사성이 훼손될 것"이라며 반대하는 쪽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울산시는 태화루와 태화강의 절벽인 용금소를 잇는 길이 30m·높이 13m 규모 태화루 스카이워크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스카이워크는 바닥을 투명하게 만들어 강 위를 걷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일종의 전망대다. 울산시는 61억원을 들여 올 연말 착공해 내년 상반기 준공할 계획이다. 전찬중 울산시 생태정원과 태화강관리팀장은 "투명한 바닥으로 태화강이 내려다보일 뿐 아니라, 사람이 가장 공포를 느낀다는 높이에 설치돼 방문객들이 스릴을 만끽할 수 있어 관광 명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태화루는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와 함께 영남을 대표하는 3대 누각 중 하나다. 7세기 중엽 통일신라 시대 승려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 태화사(太和寺)의 부속 시설로 전해진다. 임진왜란 전후 소실됐다가 420여 년 만인 2014년 울산시가 507억원을 들여 복원했다. 그러나 태화루를 찾는 관광객은 하루 50여 명, 한 달 1500명 수준이다. 인근 태화강 국가정원은 지난 3월부터 8월 말까지 월 평균 28만명이 찾았다. 울산의 대표적 역사 문화 자원인 태화루를 찾는 사람이 이토록 적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 스카이워크다. 스카이워크를 통해 국가정원을 찾는 사람들이 태화루까지 둘러보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근처 태화종합시장과 우정전통시장 등 전통시장 상인들은 환영했다. 태화종합시장·우정전통시장 상인회 등 16개 상인 단체는 지난달 6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화루 스카이워크는 국가정원 관광객을 중구 원도심으로 이끄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산업 기반이 취약한 중구를 살리는 효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해운 태화시장 상인회 기획실장은 "국가정원을 찾는 관광객은 많지만, 태화루나 인근 시장까지 오지 않고 다른 관광지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태화루 앞에 3층짜리 주차 타워도 짓고 있어 스카이워크를 시작으로 깡통 기차나 마차 등 연계 교통 수단까지 늘려 나가면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시민단체인 울산시민연대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스카이워크가 설치되면 태화루 주변 경관과 역사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스카이워크, 출렁다리, 케이블카 등은 반짝 유행한 뒤 한철 지나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민 김현자(62)씨는 "요즘처럼 눈이 높아진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그저그런 시설이라면 안 만드는 게 낫다. 관광객은 안 오고 세금만 낭비될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일자 울산시는 스카이워크 벽면에 미디어 파사드 등 볼거리를 만들고, 디자인도 공개된 조감도보다 더 나은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석용 울산시 녹지정원국장은 "단순히 다리만 놓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도 같이 마련할 계획"이라며 "태화루 일대가 태화강 국가정원 관광 벨트로 연계되도록 해 대표 관광자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래픽] 스카이워크 예정지 기고자 :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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