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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직 공무원 만성적 인력난

지난달 28일 경기도 성남시의 한 호텔에서는 제1회 '2021 대한민국 동물방역수의사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대한수의사회가 공무원으로 일하는 수의사(수의직 공무원)들을 격려하고자 작년 처음으로 만든 상이다. 협회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같은 동물 감염병이 최근 매년 반복되고 있다"며 "이런 재난 상황에 묵묵히 일하는 수의사 공무원들을 협회라도 알아주자는 차원에서 상을 처음 만들었다"고 했다.

이날 포상 대상이 된 수의직 공무원은 가축방역관이라고 불린다. 돼지, 닭, 오리 등 가축이 대규모로 감염될 수 있는 질병을 관리하는 일을 한다.

최근 매년 발생하는 ASF, AI 탓에 이들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지만, 몇 년째 만성적인 인력난이 이어지고 있다. 가축전염병 예방법은 지자체 규모에 따라 의무적으로 적정 수의 가축방역관을 두도록 하고 있다. 전국에 1700명 안팎이 필요한데, 최근 몇 년째 200명 안팎이 부족하다. 고양시청 가축방역관 A씨는 "가축방역관이 부족하다는 건 가장 전방에 있는 파출소에 순경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 상태로는 가축전염병을 잘 막기 어렵다"고 했다.

인력난의 원인으로 수의사들은 "업무 여건은 열악한데 처우가 낮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동물 살처분 등을 경험하면서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한다. 경기도청 가축방역관 B씨는 "돼지가 보통 '꿀꿀'거린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살처분을 하다 보면 돼지들은 굉음을 내는데, 틈틈이 환청처럼 그 소리가 들릴 지경"이라고 했다. 경상남도청의 가축방역관 C씨는 "현장에서 1t짜리 소들에게 치여 갈비뼈에 금이 가고 손가락 인대도 끊어진 적 있다"며 "살처분하러 가면 농장주분들에게 비난을 듣기도 일쑤"라고 했다. 충남동물위생시험소의 가축방역관 D씨는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가축방역관들이 꼭 필요한데 이 상태로는 체계 자체가 무너지게 될까 봐 우려된다"고 했다. 기고자 : 한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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