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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전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양딩신 九단 / 黑 신민준 九단

〈제13보〉(145~170) =패배는 곧 슬픔이다. 역전패의 경우 더욱 괴롭고 애석하다. 1백 수(手) 넘게 쌓아 올린 공(功)든 성채가 두세 개 악수에 의해 붕괴될 때면 억장이 무너진다. 오죽하면 전설적 승부사 사카다(坂田榮男)가 "바둑은 슬픈 드라마"란 탄식을 남겼을까. 그가 승부 결과만을 놓고 그런 말을 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든 패배처럼 아픈 것도 없다.

안타깝게도 이 바둑이 바로 그 비극적 코스로 접어들기 시작한다.

백 △가 지난 보 마지막 수. 145 붙임에 146으로는 참고도 1, 3이 이득일 것 같지만, 흑이 4~10을 선수하면 상변 백집이 볼품없이 쪼그라들어 실전보다 못하다. 146이면 흑도 147이 당연한 대응. 151에 이르고 보니 상변은 누구의 집도 아닌 공공용지(公共用地) 형태로 정비됐다.

152로 마늘모해 본격적인 끝내기로 넘어갔다. 역전 드라마의 씨앗이 뿌려진 곳은 우하귀. 당연해 보이는 165가 문제의 한 수였다. 먼저 흑 '가'와 백 '나'를 선수 교환한 뒤에 165로 두었으면 흑이 이 바둑을 패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이유는 앞으로의 진행 과정에서 밝혀진다). 살금살금 다가오고 있는 비극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민준이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다. (159…□)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645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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