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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정지 후폭풍… 복지부는 ＂즉시 항고＂

서울행정법원이 백신 미접종자의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 등 출입을 제한하는 '방역패스'에 대해 "지나친 권리 침해"라고 집행 정지 결정을 내리자 현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5일 "즉시 항고하고, 본안 소송도 최대한 신속하고 성실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선 "이제 애들에게 백신 접종하지 않아도 되는 거냐"는 반응이 나온다.

◇"백신 안 맞혀도 되는 거냐"

정부는 법원 결정에 대해 "방역패스는 일상 회복 전환을 위한 방역 전략 측면에서 중요한 대응 수단"이라며 "코로나 유행이 확산될 때마다 경제적 피해가 막심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방역패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어 "임신부나 기저 질환자 등 (현실적으로) 백신 접종이 어려운 사람들까지 식당·마트 등 '필수시설'을 이용 못 하게 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따라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집행정지 결정으로 본안 판결 전까지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못하게 된 학원 등에 대해서는 보완 조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학부모들은 혼란에 빠졌다. 우선 오는 3월 1일 시행 예정이던 청소년 방역패스는 사실상 무산됐다는 전망이 많다. 방역 당국이 항고하겠다고 했지만 항고심 결정이 언제 나올지 알 수 없고, 방역패스에 대한 행정소송 본안 판결 역시 통상 수개월에서 1년 가까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방역패스 전반에 대한 소송과 헌법소원도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청소년 방역패스 일정에 맞추려면 13~18세 청소년은 늦어도 1월 24일까지 1차 백신을 맞아야 한다. 하지만 법원 결정으로 제동이 걸리자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제 아이들에게 백신 안 맞혀도 되는 거냐" 같은 글이 속속 올라왔다. 중2 자녀에게 최근 백신 1차를 맞힌 한모씨는 "어쩔 수 없이 맞혔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괜히 했다"면서 "다음 주 예정된 2차 접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방역패스 범위 과학적으로 정해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더 정밀하고 과학적으로 '방역패스'를 설계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방역패스 대상 시설을 정하는 기준이 납득하기 어려운 데다 생활 필수 시설을 포함하면서 사실상 백신을 '강제'하기 때문에 기본권 침해 소지가 크다는 이유다.

현재 방역패스는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지 않고 취식도 하지 않는 학원, 독서실은 적용 대상이다. 반면 마스크를 잘 쓰지 않고 실내 또는 실외 취식이 가능한 워터파크나 키즈카페는 제외다. PC방이나 미술관은 대상이지만 오락실이나 전시회는 또 아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용 행태를 고려했다"고 하지만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 오는 10일부터 백화점·대형마트에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부분은 "다른 시설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고 답했다.

백신 부작용이나 효과에 대한 불안감도 방역패스를 선뜻 수용하지 못하는 배경이다. 백신 부작용만 해도 전체 백신 접종 9997만여 건 중 1만5167건(지난달 26일 기준)에서 사망이나 아나필락시스(급성 쇼크)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는데 정부는 "백신과 인과성이 없다" "백신 접종 이득이 훨씬 크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패스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나라에서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하는데 우리나라는 성인의 94%가 접종을 완료했기 때문에 효과를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시행정'이란 취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고위험 시설에 대해서는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게 맞지만, 다중공용시설에 무차별적으로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것은 과학적이지도 않고 미접종자 기본권만 침해한다"며 "백신 접종 예외 대상을 지금보다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고자 : 박세미 기자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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