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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동안 미궁속에 빠져 있던 미 「유나바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체포됐다.

fbi는 일명 「유나바머」로 알려진 폭탄 테러범의 실제인물이 전버클리대 수학 교수 테드 카진스키(53)라고 잠정 결론짓고、 그의 신병을 확보하는 한편 몬태나주 링컨 마을 소재 카진스키 집에 대한 수색에 착수했다.

「유나바머」 사건은 지난 78년 시카고 노스웨스턴대에서 첫 폭발물이 터진 것을 시작으로 작년 4월까지 15회에 걸쳐 모두 3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부상한 연쇄 우편 폭탄테러사건을 말한다. 폭탄테러 주대상은 대학、 항공기 엔지니어、 컴퓨터산업 종사자등 주로 과학기술과 관련있는 사람에 집중됐다. 「유나바머」라는 명칭은 초기 테러 대상이었던 「대학」과 「항공기」의 영어 머리글자와 「폭격기」의 영문을 결합해 만들어진 것이다.

「유나바머」는 작년 9월 자신의 3만5천자에 달하는 과학 기술문명 비평 논문을 실어주면 테러를 중단하겠다는 편지를 유력일간지에 보내왔으며、 이에 따라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는 fbi와 협의 아래 해당 논문을 게재했었다.

그동안 fbi는 유나바머 관련 제보에 대해 1백만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15∼20명으로 구성된 특별수사팀을 편성、 범인 체포에 혼신의 힘을 쏟아 왔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치밀한 성격을 지닌 「유나바머」가 좀처럼 증거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나바머는 자신에 대한 추적을 방지하기 위해 폭발물에 쓰이는 스위치나 각종 부품을 직접 제작、 사용해 왔다.

시카고에서 태어난 카진스키는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미시간대에서 수학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2년간 버클리대 조교수로 재직하기도했다. 70년대말부터 80년대초에는 유타주에서 여러 직업을 전전했으며、 10여년전부터 몬태나주 링컨에서 오두막집을 짓고 살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진스키가 용의선상에 떠오른 것은 지난 연초. 시카고에 살고 있는 가족들은 집안을 정리하다 발견한 그의 논문이 「유나바머」의 논문과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카진스키의 동생은 워싱턴의 한 변호사에게 자신의 형이 유나바머일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렸으며 변호사는 곧 fbi에 제보했다. fbi는 지난6주간 카진스키와 관련된 모든정보를 이 잡듯이 뒤졌으며、 그가 「유나바머」임을 뒷받침하는 몇가지 정황 증거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링컨시는 인구 1천명 남짓의 조그만 마을. 주민들은 카진스키를 조용하고 섬세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는 식료품점이나 도서관에는 자주 오갔지만、 마을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는 한번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고 한다. 【 워싱턴=김창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