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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둔촌2동 한산중학교(교장 정수명)는 지난 20여일동안 남녀 합반이 좋은가,별반이 좋은가 하는 문제를 놓고 홍역(?)을 치렀다.

남녀공학인 이 학교는 지난달 10일 새학기를 앞두고 신입생 5백29명(9개 학급)을 배정받고부터 고민에 빠졌다. 남녀비율이 다른 곳과 달리 묘하게도 정확히 1대2로 나타나,도저히 남녀학생을 똑같이 짝지어 합반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각각 16학급,15학급인 지금의 2학년(8백22명)과 3학년(7백96명)은 여학생이 약간 적은데 그쳐 그런대로 남녀합반을 해왔던 것이다. 그래서 "2~3학년들만 계속 합반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와 전학년 모두 별반으로 할 것을 검토키로 했다.

이 소문이 퍼지자 학생들이 들뜨기 시작했다. "짝꿍에게 잘 보이려고 공부를 열심히 하게돼 여학생들중 80%가 합반을 원해요. "

"남학생들도 속으론 합반을 바라고,청소할 때도 역할을 나눠 맡으면 참 좋은데 . " 하는 수 없이 교사들은 학생들의 견해를 들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일수록 별반 선호도가 높았지만 전체 학생들의 70% 정도가 합반이 원만한 인격형성에 도움이 된다 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당시 2학년이던 학생들 4개반을 대상으로 앙케이트 조사를 한 홍태송 상담주임(53)의 말이다. 교사 55명은 학생들의 여론 을 토대로 지난달 21일 각자의 의견을 밝혔다.

"성적 호기심이 순화되고 학습분위기가 부드러워진다"는 합반론 과 탈의실과 같은 시설이 미비하고 남녀특성을 살린 교육이 바람직하다 는 별반론 이 팽팽했다. 결과는 29대 26으로 합반쪽의 우세. 결국 이 학교는 지난 2일 2~3학년에 대해 다시 합반배정을 끝내고 올 1학기 수업에 들어갔다.

신중섭교감(57)은 "이번 결정이 무엇보다 민주적 절차에 의해 이뤄져 흐뭇하다"고 말했다. <주용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