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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토분쟁이 점차 가열돼 가고 있다.

냉전 시대가 끝난 이후 유럽에서는 독일-폴란드간의 불가침조약,독일-체코슬로바키아간의 우호조약 등으로 인해 영토분쟁의 요인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또 전유럽안보협력회의(csce) 재래식전력(cfe) 감축협정 등 새로운 집단안보체제가 착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국가간의 영토분쟁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는 그동안 잠복돼 있던 영토분쟁이 탈냉전 시대를 맞아 극동지역에서 동남아시아지역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전지역 동시다발 진행

극동에서는 러시아와 일본간의 북방 4개섬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못하고 있다. 당초 소련이 붕괴하고 신생 러시아가 출범했을 때 옐친 대통령 등 개혁파 지도부는 북방 4개 도서를 일본에 반환한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러시아에 대한 경제원조를 이 섬들의 반환문제와 연계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에 이 4개섬의 반환은 단지 일본이 러시아에 제공하게 되는 돈의 액수에 관계되는 문제정도로 관측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러시아에서의 여론은 일본에의 반환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새로이 마련된 러시아의 신 헌법 초안에서는 영토의 변경은 국민투표를 거치도록 했기 때문에 일본에의 4개섬 반환은 한층더 어려워졌다. 최근 일본정부가 북방 4도 해역에서 한국의 어로작업을 허용한 한-러시아 어업협정에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는 것도 이 섬을 둘러싼 일본-러시아간의 신경전의 일환이다.

일본과 중국간의 조어대(일본명-첨각)열도를 둘러싼 분쟁도 해가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이다. 일본은 1895년 내각의 결정으로 이 섬이 오키나와현에 편입된 이래 일본의 영토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국과 대만은 조어대는 예부터 중국의 영토이기 때문에 국제법상의 해석이나 일본 정부의 해석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8일,중국 전인대에서 채택된 영해법에서는 이 조어대를 중국의 영토라고 명문화시켜 일본정부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조어대 해역에는 석유 등 많은 자원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석유 등 매장량 많아

일본은 오는 4월 강택민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일본에 오면 이 문제에 관해 논의를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중국측은 "자원개발에 있어서 일본의 협력은 있을 수 있으나,주권이나 자원보호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은 일본에 양보하지 않는다"라고 말해 타협의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남사군도는 중국과 대만,베트남,필리핀,브루나이,말레이시아 등이 모두 일부 또는 전부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는 중국의 해남성에서 이 해역을 관할,군대를 배치하고 있다. 중국은 이 해역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해군 등을 보내 남사군도의 7곳에 해남성 인민정부 라고 새긴 돌비석을 세웠다. 또 해남성과 남사군도를 왕래하는 화물선 2척을 취항시켜 물자와 인원을 보급하고 있는데 이는 유사시에는 군사물자의 공급을 원활히 하려는 전략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중,남사군도 군대파견

지난해 7월에는 인도네시아의 반둥에서 관계당사국이 모여 이 해역에 매장된 것으로 보이는 석유-가스 등 자원공동개발에 관한 회의를 열기도 했지만 영토권을 포기한 나라는 없었다.

그밖에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공을 부른 캄보디아-베트남간의 국경문제는 아직도 정리되지 않았다. 또 미얀마-태국,미얀마-방글라데시간에는 국경 부근에서의 군대 활동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긴장이 생성되고 있으며,일본은 아직도 독도에 대한 한국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영토문제는 각국의 국민정서상 양보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또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깊은 바다에 묻힌 자원의 개발도 가능해졌기 때문에 각국은 영해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따라서 이 영토문제와 관련,각국의 외교 및 군사적인 경쟁은 더욱 대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