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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 돈은 1원도 포함 안돼
자회사 판 돈 딴데 소진 의구심＂
태영 측은 ＂모두 건설 지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자구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원장은 이날 금감원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계획에 오너 일가의 자산이 단돈 1원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건 심하게 얘기하면 태영건설 자구안이 아니라 오너 일가 자구안이 아닌가 채권단이 의심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태영그룹은 전날 채권단 설명회에서 계열사 에코비트·블루원의 매각을 추진하고, 이미 매각한 태영인더스트리의 매각 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등의 자구책을 발표했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의 자구 계획을 보면 '견리망의(見利忘義·이익을 보면 대의를 잊는다)'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며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뼈를 깎는 자구 노력에 대해 언급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채권단 입장에서는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었다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원장은 또 태영건설이 '약속'을 어겼다고도 했다. 태영그룹은 원래 태영인더스트리의 매각 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투입하기로 했는데, 659억원만 실제로 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오너 일가가 더 급한 다른 곳에 자금을 소진한 거 아니냐는 의구심도 든 상황"이라며 "매각 자금도 회사 자금만 쓰고 대주주 일가 개인 명의 자금은 따로 파킹된 건 아닌가 하는 것이 채권단의 의심"이라고 했다.

태영건설은 이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은 모두 태영건설 측에 지원됐다"는 입장을 냈다. 태영 측에 따르면, 매각 대금 중 890억원은 태영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와 태영건설이 같이 부담하는 연대 채무를 갚는 데 쓰였다. 그러나 채권단과 금융 당국은 "연대채무 상환은 오롯이 태영건설을 위한 자금 투여라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태영 측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 중 416억원은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의 지분 몫이기 때문에, 이를 사재 출연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기고자 :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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