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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기르는 데 아버지 역할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아이 양육은 어머니 몫이라는 과거 고정관념이 깨지는 것이다. 20세기 후반 아버지의 양육 참여가 아이의 사회적 적응과 문제 행동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첫 보고가 나온 뒤로, 지난 30년간 수많은 관련 연구가 이뤄졌다. 아버지의 양육은 아이의 발달에 어떤 좋은 영향을 미칠까?

먼저 아이의 지능(IQ) 향상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을 관찰한 결과, 아버지 양육은 수학 성적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 또 논리적으로 말하는 기술이 늘면서 발표력이 향상됐다. 또 호기심이 많아지고 그 호기심을 해결하고자 하는 과학적 사고가 발달하는 경향도 보였다.

아이는 정서적으로도 안정됐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양육한 아이들은 삶에 대한 만족감이 더 높고, 우울감은 덜하며, 스트레스와 불안감도 낮았다. 자존감은 높았다. 이 아이들은 성인으로 자라서도 사회 적응력이 뛰어났다. 이어 친구를 사귀는 능력도 좋아졌다. 먼저 이야기를 걸고,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 함께 놀고,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기술 등이 더 좋았다. 어른이 된 다음엔 더 넓은 사회관계망을 지녔고 친구와 오래도록 안정된 우정을 유지했다. 이 밖에도 도덕성 발달에도 아버지 양육이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보고가 여러 편이 있다.

이렇듯 지난 30년간 연구를 종합하면, 아버지 양육은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도덕 관념이 높은 사람을 길러내는 효과가 나타났다. 아버지의 육아 참여는 아이를 위해 '선택'이 아니라 '필수'여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 이제 반대로, 아버지 본인에게도 육아 경험이 좋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여러 연구에 따르면, 아버지 스스로도 정서적으로 성숙해진다. 다른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이 향상되며, 자신의 삶에 대해서 더 만족스럽게 느끼고, 내적 공허감이 줄어들며, 다양한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이 커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앞으로 아버지들이 육아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나가야 할 것이다. 기고자 : 김붕년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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