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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짝꿍' 극작가 김기영씨

"이렇게 될 줄 몰랐어…. 정말 다시 돌아가고 싶어…."

국내 최초의 청소년 마약 예방극 '환상의 짝꿍' 속 주인공은 자신의 마약 투약 사실을 뼈저리게 후회한다. 연극은 청소년이 마약에 손을 대고 중독돼 삶이 파괴되는 전 과정을 그렸다. 김기영(36·사진) 작가는 "성장통을 겪는 청소년기에 어른들은 생각지도 못한 이유로 경계심을 내려놓고 마약을 접하는 과정을 담았다"고 했다.

주인공은 진로 스트레스와 친구 관계로 고민하는 미대 입시생이다. 대입 압박과 친구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다 마약에 손을 댄다. 실제로 한창 예민한 시기에 또래와의 관계가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우울감과 소외감을 느끼는 청소년들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설정이다.

김 작가는 자료 조사에만 수개월을 쏟아부었다. 청소년들이 오남용으로 중독되는 약물부터 살펴봤다. 그중엔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는 의료용 향정신성의약품인 ADHD 치료제도 있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공부 잘하는 약' '집중할 수 있는 약'으로 둔갑해 유통되고 있었다. 김 작가는 "다이어트 약이나 수면제도 비슷했다"면서 "청소년들은 '공부를 더 잘하고 싶다' '예뻐지고 싶다'는 사소한 욕망에 마약에 손을 대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이 치르는 대가는 남은 인생을 맞바꿀 정도로 컸다.

이번 연극은 김 작가의 첫 작품이다. 그는 평소에도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지난 2015년 외고, 자사고 입시 컨설팅 업계에 3년간 몸담으면서 중학생들을 만났는데 이들이 받는 스트레스에 마음 아팠다고 한다.

김 작가는 "아이들은 '친구가 하는데, 한번 해볼까?' 같은 호기심에 손을 뻗지만, 마약은 결코 그렇지 않다"며 "투약을 하면 중독은 당연한 수순이며, 마약 사범으로 사후 처벌받고 재활하겠다고 할 땐 이미 늦은 것"이라고 했다. 김 작가는 "청소년 마약 확산을 끊으려면 '마약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골든타임'에 예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기고자 : 김예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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