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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2차 정전 회담서 합의
언제 어디에 만들지는 미정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3일(현지 시각) 열린 양측의 2차 정전 회담에서 '인도주의 통로' 개설과 이 통로 주변의 휴전에 합의했다. 인도주의 통로는 민간인이 주요 전투 지역에서 안전하게 벗어날 수 있도록 양측이 보장하는 일종의 피난로다.

이날 회담은 폴란드 국경에서 가까운 벨라루스 브레스트에서 오후 6시에 시작돼 약 3시간 동안 계속됐다. 우크라이나 측 대표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측이 인도주의 통로를 함께 만들어 제공하고, 민간인 대피 시 일시 휴전을 하자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주의 통로를 언제, 어디에, 어떻게 개설해 운영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포돌랴크 고문은 "조만간 인도주의 통로 운영을 위한 연락 채널을 만들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3차 회담을 여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일단 민간인 피해를 줄이자는 점에서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러시아는 민간인 사상자 급증에 따른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를 피하자는 필요가 서로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도주의 통로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인도주의 통로를 제공할 휴전 지역과 시간을 강제하고 감독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등 감독 역할을 할 수 있는 국제기구는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한 상황이다. 또 최근 헤르손 지역에서 탈출하던 일가족이 러시아군에 몰살당했다는 소식이 나오는 등 민간인에 대한 적대 행위가 만연하고 있다. 민병대에 의한 게릴라 공격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러시아군 현장 전투원들이 상부의 일시 휴전 지시에 제대로 통제가 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도주의적 통로가 러시아의 더 과격한 공격의 빌미가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키이우(키예프)나 하르키우 등에 짧은 피란 시간을 준 뒤 "더 이상 민간인은 없다"는 전제로 도심에 열압력탄과 집속탄 등 대량 살상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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