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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키이우 조기 함락 좌절되자
돈바스~오데사 '포위 전선' 구축
＂세계경제로부터 고립시키는 전략＂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의 주요 해안 도시에 총공세를 퍼붓고 있다. 속전속결 작전으로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조기 함락하겠다는 플랜 A가 좌절되자 '해양 봉쇄'로 내륙을 고립시키는 플랜 B를 가동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영토 분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러시아군은 지난 3일(현지 시각)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점령했고 흑해 북부 아조프해 항구도시 마리우폴도 포위한 상태다. 우크라이나 최대 항구도시인 오데사 연안에선 화물선이 폭발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 잠수함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과 주민의 격렬한 저항으로 전선이 고착된 북부와 달리, 남부는 러시아가 빠른 속도로 장악하고 있다. 지난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도 친러 반군을 통해 영향권에 넣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는 이미 크림반도에 진출, 대단히 정교하고 튼튼한 전쟁 대비 체제를 구축했다"고 했다. 연료·식량 등 보급이 원활하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마리우폴과 오데사까지 점령할 경우 동부의 돈바스와 남부를 잇는 '포위 전선'을 구축할 수 있다. 동시에 흑해를 완전히 장악, 바다를 통한 우크라이나 지원을 완전 봉쇄할 수 있다. 러시아는 침공 전부터 흑해에 상륙함 10척을 배치하는 등 상륙작전을 준비해왔다.

겐나디 트루하노우 오데사 시장은 뉴욕타임스에 러시아의 목표는 육군과 해군을 동원해 오데사를 포위함으로써 우크라이나의 흑해 접근을 막아 세계 경제로부터 분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도 영국 예비역 장성을 인용, "러시아가 상륙작전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배후를 치거나 양분할 것"이라며 "푸틴의 주된 목표는 우크라이나를 흑해에서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에 국토 동남부를 완전히 점령당하면 우크라이나는 사실상 내륙국 신세가 된다. 흑해와 수도 키이우를 잇는 주요 수운(水運) 통로인 드니프로(2290㎞)강 하구까지 러시아가 장악하면 키이우의 저항도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 전쟁 지도부가 폴란드와 인접한 서부 최대 도시 르비우까지 퇴각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통제권을 완전히 장악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고르 콜리하예프 헤르손 시장은 SNS에 "이곳에 우크라이나군은 없다. 살기를 원하는 민간인이 있을 뿐"이라고 알렸다. 우크라이나군이 일단 '전략적 후퇴'를 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래픽] 돈바스~오데사 '포위 전선' 구축 기고자 :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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