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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합의서 타결,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남북정상회담 임박,북한 남포에 남북합작공장 건설 그리고 역사적인 남북합의서 발효.

이때까지만 해도 국민들은 통일로의 대장정 이 순조로운 줄만 알았다. 너무 발빠르게 화해가 이뤄지고 합의가 도출돼 다소 의아하긴 했으나 북측의 변화와 우리정부의 앞서가는 통일정책 덕분이려니 했다.

그러나 뒤이은 사태전개는 이같은 기대가 터무니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정상회담 성사불투명,북측의 조기 핵사찰 거부,대북 경협보류 이에 따른 대우 투자조사단 방북 유보. 2개월여의 짧은 기간 동안 한반도는 봄을 맞이하려다 다시 겨울로 되돌아가버린 것이다. 7천만겨레,특히 이산가족과 실향민들의 가슴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가 바람이 마구 새어나가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물론 그 첫번째 원인은 흔히 표현하듯 북한의 속셈 과 계산 이 있다. 그렇다면 그 속셈이나 계산을 간파하고 대처해야 할 우리 당국자들은 어떠했는지 짚어보자.

작금의 우리 통일정책은 갑자기 선물 을 안겨주듯 북측과의 합의결과를 발표하고,막상 걸림돌이 돌출하면 "잘못은 전적으로 저쪽에 있다"는 식으로 일관해 왔다. 국민적 합의는 무시한채,일단 결과만 만들어놓고 보자는 단견에서 비롯된 것이다.

누군가 여기에 제동을 걸면 "고도의 전력전술이 필요한 대북협상에 앞서 우리입장을 미리 공개하는 우를 범할 수 없다"는 논리를 방패로 삼았다. 그러나 지금 그 결과는 어떠한가. 북측의 핵카드 에 말려 내줄것은 다 내주고도 핵사찰-이산가족 재회 등 가시적 성과는 전혀 얻지도 못했고,빠른 시일내에 얻을 가능성도 희박하다.

통일은 급히 먹을 밥이 아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를 국민몰래 급히 먹고 있다는 인상이다. 그나마 대북경협을 둘러싸고는 청와대 통일원 경제부처들이 수저를 각기 놀려 손발마저 잘 맞지 않는 느낌이다.

"현통일정책은 첫 단추부터 잘못끼웠다"는 비판을 새겨 정부는 이제라도 국민총의를 수렴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그 첫 걸음은 남북합의서의 분야별 이행대책을 논의할 4일의 통일관계장관회의에서 출발돼야한다고 본다. <설완식 북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