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수처리·폐기물소각 업체 인수, 美기업 손잡고 연료전지도 진출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는 지난해 사명 변경을 기점으로 아시아 대표 환경기업으로의 변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친환경을 의미하는 '에코(Eco)'와 심는다는 뜻의 '플랜트(Plant)'를 합성한 기업명은 '지구를 위한 친환경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을 심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 'CES'에 참여해 첨단 기술 기반의 자원순환 모델 '넷제로 시티(Net Zero City)'를 선보이기도 했다. 박경일〈작은 사진〉 SK에코플랜트 사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기업 경영의 핵심가치로 삼고 환경,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2023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입해 관련 혁신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환경사업에서는 수처리, 폐기물 소각·매립 등 자원순환 관련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해 친환경 기술을 접목한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건축자재도 친환경적인 생산 방식을 최대한 적용한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는 수소연료전지, 해상풍력, 태양광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축적하고 동남아시아 시장을 발판 삼아 북미, 유럽 등 선진국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공격적 M&A로 성장 동력 확보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6~7월 4100억원을 투입해 환경기업 6곳을 인수했다. 6월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환경, 디디에스(DDS) 등 3개 기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며, 7월엔 도시환경, 이메디원, 그린환경기술 등 세 곳을 인수하기로 했다. 환경기업 인수 후 SK에코플랜트는 국내 최대인 하루 평균 968t(의료폐기물 제외)의 사업장 폐기물 소각 용량을 확보했다. 의료폐기물 소각용량 또한 하루 139t으로 국내 시장점유율 2위다. 의료폐기물 소각 사업은 미래 성장성은 높지만, 병원균 감염 우려 때문에 규제가 엄격해 신규 기업 진입은 어려운 분야다. SK에코플랜트는 M&A로 높은 진입 장벽을 뛰어넘은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지난해 SK에코플랜트가 추진한 대표적인 M&A는 11월 매매계약을 체결한 삼강엠앤티다. 해상풍력 터빈 하부 구조물 전문 기업으로, 약 46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은 풍력 발전기를 지탱하는 핵심 기자재다. 조류, 염분 등 극한의 환경 조건을 20년 이상 견뎌야 하기 때문에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삼강엠앤티는 글로벌 1위인 덴마크 오스테드를 비롯해 벨기에 얀데눌, 싱가포르 케펠 등 굵직한 해외 고객사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박 사장은 "삼강엠앤티를 통해 확보한 해상풍력 관련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사업까지 주도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美기업 손잡고 연료전지 진출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0월 세계적인 연료전지 제작사인 미국 블룸에너지와 손을 잡고 약 3000억원의 자금도 투자했다. 이 자금은 차세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및 수전해기(SOEC) 기술 개발과 공장 신설에 사용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18년 블룸에너지의 SOFC 국내 독점 공급권을 확보하며 연료전지 시장에 처음 진출했으며 2020년 1월 SOFC 국산화를 위한 합작법인 '블룸SK퓨얼셀'을 설립했다. 같은 해 10월 경북 구미에 공장을 준공했으며 올 연말부터 완제품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1월 준공한 호남연료전지 발전소를 포함해 경기 화성, 파주, 의왕 등에서 지금까지 총 93㎿ 규모 연료전지 발전소를 조성했다.

SK에코플랜트는 또 지난 1월 베트남 지붕 태양광(Roof Top Solar) 전문 기업 나미솔라와 손잡고 4년간 2억달러를 투자해 250㎿ 규모 태양광 사업을 현지 산업단지 4곳에서 추진키로 했다. 건물 지붕에 패널을 설치하는 발전 방식으로, 부지 확보가 필요 없고 입지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이점이 있다. 지붕 태양광에서 생산된 전기는 산업단지 입주 기업이 먼저 사용하고 일부는 베트남전력공사(EVN)에 판매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태양광 발전을 통해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국내 기업에 판매하는 사업도 준비 중이다. 기고자 : 정순우 기자
본문자수 : 2069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