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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이달 중 카카오 대표 자리에 오르는 남궁훈 내정자는 카카오그룹의 핵심 신사업으로 메타버스를 꼽았다. 그는 "3차원 아바타 위주의 메타버스 사업보다 텍스트(문자)·이미지·영상을 모두 아우르는 메타버스 사업을 하겠다"며 "채팅 기반으로 게임 등 롤플레잉(역할 수행)을 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카카오톡이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메신저인 만큼, 이 강점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앞으로 카카오그룹의 메타버스 신사업을 이끌어나갈 세 축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연예·웹툰), 카카오게임즈(게임), 카카오브레인(AI)을 선정했다. 특히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사업을 총괄하는 카카오브레인은 이 메타버스 로드맵의 핵심 중 핵심으로 꼽힌다. 채팅 기반 메타버스를 하려면 이용자와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AI 역량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비밀 병기, 초거대 AI

카카오브레인은 초거대 AI 기술로 디지털 신대륙을 확장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초거대 AI는 한 분야에 특화한 기존 AI와 달리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 전문가 이상 역량을 갖춘 차세대 AI이다. 예컨대 바둑만 둘 수 있는 알파고와 달리 역사 속 위인으로 변신해 대화하거나, 작가처럼 글을 쓰는 것도 가능하다. 카카오브레인은 지난해 11월 한국어 기반 초거대 AI 언어 모델 'KoGPT(코지피티)'를 공개했다. 가장 유명한 초거대 AI인 미국의 'GPT-3'를 한국어 특화 버전으로 만든 것으로, 300억개의 매개 변수와 토큰 2000억개의 한국어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축했다.

코지피티는 한국어를 사전적, 문맥적으로 이해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결과 값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주어진 문장의 긍·부정을 판단할 수 있으며, 긴 문장을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또한 문장을 추론해 결론을 예측하고, 질문을 하면 문맥을 이해해 답변하는 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맥락에 따라 자동으로 글쓰기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상품 소개 글 작성, 감정 분석, 기계 번역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카카오브레인은 추후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일본어 모델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초거대 AI 언어 모델뿐 아니라 이미지 생성 모델도 공개됐다. 카카오브레인은 지난해 12월 글로 명령어를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이미지 생성 모델 'minDALL-E(민달리)'를 공개했다. 문자 1400만자와 이미지 세트를 사전 학습했다고 카카오브레인은 밝혔다. 예를 들어 "바나나 껍질로 만든 의자 그려줘" "보름달과 파리 에펠탑이 같이 있는 그림 보여줘" "살바도르 달리 화가 스타일로 그려줘"라는 명령어를 입력하면, AI가 명령어의 맥락을 이해하고 바로 이미지를 보여준다. 카카오 관계자는 "자신이 쓴 글에 끼워 넣을 삽화를 만들거나, 교육 자료 제작 등에 활용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 산업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초거대 AI로 메타버스 도전

카카오브레인은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영역에도 도전한다. 메타버스 안에서는 '디지털 휴먼'이 필요한데, 카카오브레인은 초거대 AI와 뉴럴 렌더링(신경망 학습을 통해 입체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는 것) 기술을 결합해 앞으로 실제 사람과 구별할 수 없는 디지털 휴먼 분야에 도전하고 실제 상용화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불쾌한 골짜기(단순한 외형의 의인화된 사물보다 인간과 비슷하게 흉내 낸 로봇을 접했을 때 더 불쾌하게 느끼는 현상)'를 넘어 편안함을 느끼게 할 수준의 디지털 휴먼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또 카카오브레인은 NFT(대체 불가능 토큰) 영역으로도 연구 분야를 확장한다. 지난달 카카오브레인은 카카오그룹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운영하는 한정판 디지털 작품 유통 서비스 '클립 드롭스'를 통해 새해를 맞아 NFT 호랑이 작품 99종을 무료 배포한 바 있다. 이 그림들은 모두 초거대 AI인 민달리가 그린 작품이다. 카카오브레인은 NFT 작가들에게 호랑이 관련 메시지를 사전에 받아, 민달리에 입력해 이미지를 생성시켰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술과 연구 결과물로 사회문제 해결에 이바지하고 다양한 분야와 접목해 초거대 AI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기고자 : 장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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