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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 바이애슬론 선수 말리셰프, 축구 선수 사필로 등 교전 중 사망
테니스 선수, 복서 출신 시장 등 스포츠 스타들 속속 자원 입대

예브게니 말리셰프는 2년 전 우크라이나 청소년 대표를 지낸 바이애슬론 유망주였다. 동계 스포츠인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결합한 종목이다. 한때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며 총을 잡았던 그는 총을 들고 러시아의 침공에 맞섰고, 끝내 목숨을 잃었다.

우크라이나 바이애슬론 연맹은 최근 "군 복무 중이었던 말리셰프가 하르키우 전투에서 사망했다. 깊은 애도를 표하며 그를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2002년생인 말리셰프는 스무 번째 생일을 두 달 앞두고 세상을 떠나 슬픔을 더했다.

우크라이나의 젊은 축구 선수 두 명도 최근 잇달아 사망했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비탈리 사필로(21)와 드미트로 마르티넨코(25)의 가족과 친구, 팀 동료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카르파티 리비우의 유스팀 출신인 사필로는 전차 승무원으로 자원입대했다가 지난달 수도 키이우(키예프) 근교에서 벌어진 러시아와 교전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티넨코는 키이우 인근 자택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에 결사 항전으로 맞서는 상황에서 스포츠 선수들도 조국을 지키기 위해 속속 나서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스켈레톤 경기를 마친 뒤 'NO WAR IN UKRAINE(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은 안 돼)'이란 종이를 들어 보였던 슬라프 헤라스케비치(23)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군에서 복무한 경험은 없지만 어떤 일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키이우로 들어가 도시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56세의 축구 감독도 총을 들었다. 유리 베르니두브 감독은 작년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축구 변방 몰도바의 티라스폴 셰리프를 이끌고 스페인 명문 클럽 레알 마드리드를 꺾으며 세계를 놀라게 한 주인공이다. 그는 지휘봉을 잠시 내려놓고, 예비군에 합류했다.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에서 4차례 우승을 차지한 세르게이 스타코프스키(36)는 "평생 라켓만 잡아왔지만, 총을 들고 온몸을 바쳐 내 나라를 지키겠다"며 예비군에 입대했다.

우크라이나는 수많은 챔피언을 배출한 복싱 강국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복싱 영웅들도 앞다퉈 전장으로 나서고 있다. 바실 로마첸코(34)는 2008·2012 올림픽에서 2연속 금메달을 따낸 세계적인 복서다. 프로로 전향해 3체급을 석권한 그는 고향을 지키기 위해 영토 방위대에 들어갔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현 헤비급 통합 챔피언인 올렉산드르 우식(35)도 프로 생활을 잠시 중단하고 우크라이나로 돌아왔다.

헤비급 역대 최강의 복서로 꼽히는 비탈리 클리츠코(51)는 현재 키이우 시장(市長)으로 최전선에서 러시아에 맞서고 있다. 2014년부터 키이우 시장직을 맡은 클리츠코는 동맹국의 더 많은 지지를 호소하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형 비탈리와 세계 헤비급을 양분했던 동생 블라디미르 클리츠코(46)도 지난달 일찌감치 예비군에 합류했다. 기고자 :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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