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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동계패럴림픽 오늘 개막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Paralympics)이 4일 개막한다. 13일까지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베이징, 옌칭, 장자커우 등 세 곳에서 6종목, 세부 78종목 메달을 다툰다.

패럴림픽은 원래 '하반신 마비(Paraplegia)'와 올림픽의 합성어였지만, 지금은 'Para'의 의미를 '올림픽과 병행해(Parallel) 치른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동계 패럴림픽은 겨울 스포츠의 특성 때문에 하계에 비해 올림픽과 종목 차이가 크다. 올해 베이징 대회에선 49국(러시아·벨라루스는 출전 전면 금지)을 대표하는 선수 1400여 명이 알파인스키, 스노보드,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아이스하키, 컬링 등 6종목(세부 78종목)에서 경쟁한다. 한국은 선수 32명을 포함, 82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각 종목이 올림픽과 어떻게 다른지 알면 경기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다.

◇썰매 조종 익히는 데만 1~2년

동계 패럴림픽에는 얼음판은 있어도 스케이트를 찾아볼 수 없다. 올림픽 금메달 4분의 1가량(109개 중 28개)을 차지하는 스케이팅(쇼트트랙·스피드·피겨) 종목이 없기 때문이다. 파라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스케이트 대신 썰매(슬레지)를 탄다. 썰매는 스케이트처럼 칼날이 달린 형태로 퍽이 썰매 아래를 통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름이 바뀌기 전인 2016년 11월까지는 종목 명칭이 '아이스슬레지하키'였다.

몸싸움이 치열한 아이스하키는 동계 패럴림픽에서 가장 격렬한 종목으로 꼽힌다. 또 하키 썰매는 날 두 개 간격이 좁아 균형 잡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썰매 타는 기술을 익히는 과정에서 중도에 포기하는 선수가 많다. 한국 대표팀 레프트윙 이준용(30·인천)은 "기본적인 조종과 회전 기술을 익히는 데에만 꼬박 1~2년이 걸렸다"고 했다.

선수들이 쓰는 스틱 두 개 중 한쪽 끝에는 썰매 추진을 위한 스파이크가 달려 있고, 다른 한쪽에는 슈팅할 때 퍽을 칠 수 있는 블레이드가 있다. 한 피리어드당 15분씩, 총 3피리어드로 진행된다. 일반 아이스하키(20분)보다 5분 짧다.

◇시각 아닌 청각으로 조준 사격

알파인스키와 노르딕스키(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는 장애 유형에 따라 입식, 좌식, 시각장애로 나뉜다. 그중 시각장애 부문에선 가이드가 선수와 함께 눈밭을 달리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가이드가 앞서 달리며 무선 헤드셋을 통해 코스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면 선수는 그에 의존해 가파른 슬로프를 내려간다. 이 때문에 선수와 가이드의 호흡이 매우 중요한데,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과 대회전에 출전하는 최사라(19·서울시장애인스키협회)와 2년 넘게 호흡을 맞췄던 김유성(26) 가이드는 코로나 감염으로 하마터면 베이징에 가지 못할 뻔했다. 다행히 완치 판정을 받아 베이징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그는 "비장애인 선수로 이루지 못했던 메달이란 목표를 최사라와 함께 이루겠다"고 했다.

바이애슬론에선 시각장애 선수들이 시각이 아닌 청각으로 총을 겨눈다. 헤드셋을 착용한 채 전자 소총을 표적에 겨누고, 표적에서 조준점이 가까울수록 잦아지는 전자음을 듣고 방아쇠를 당긴다.

◇빗자루질 없는 컬링

동계 종목은 이른바 설질(雪質)과 빙질(氷質)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패럴림픽도 마찬가지다. 대표팀은 같은 장소에서 몇 주 전 열린 올림픽을 통해 정보를 얻으며 대비했다. 윤경선 선수단장(대한장애인컬링협회장)은 "우리 협회 전문위원이 (올림픽) 컬링 국제심판으로 참여해 경기장 정보와 아이스, 스톤 등에 대한 정보를 들었다"며 "또 패럴림픽을 앞두고 빙판이 리빌딩(정빙)되므로 그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박종철 총감독(이천선수촌장)은 대회에 앞서 "설상 종목은 인공 눈 100%로 경기장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최근 자연설이 내려 환경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안다"고 했다.

휠체어컬링 대표팀 '장윤정고백'도 빙질에 신경을 많이 쓴다. 이천선수촌 훈련장을 베이징 컬링 경기가 열리는 '아이스큐브' 빙판과 최대한 비슷하게 조정하며 훈련했다. 대한장애인컬링협회 관계자는 "다소 날카로운 빙질"이라고 설명했다. 팀 리드 백혜진(39)은 "예선 초반에 약팀을 상대하며 얼음을 파악하는 게 중요할 듯하다"고 했다.

휠체어컬링은 투구 후 얼음판을 문지르는 '스위핑'이 없다. 선수들은 손 대신 스틱을 사용해 투구한다. 대표팀은 지난해 국제대회를 마친 뒤 스틱을 기존의 알루미늄에서 카본 재질로 바꿨다. 더 가볍고 길어서 정교한 샷을 구사하기 좋다고 한다. 스킵 고승남(37)은 "경기력 향상을 위해 최신 장비를 도입했고, 패럴림픽에서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적응 훈련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 외에 10엔드가 아닌 8엔드까지 경기를 하는 것, 팀이 반드시 혼성이어야 하는 것 등도 일반 컬링과 다른 점이다.

[그래픽] 동계패럴림픽에만 있는 장비

[그래픽] 베이징 패럴림픽 주요 경기 일정 기고자 : 베이징=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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