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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 연설도 여성 주지사가 맡아

지난 1일 밤(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연두교서를 발표할 당시 지나 러몬도(51) 상무장관은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비공개 장소에서 백악관 비밀경호국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이유는 그가 올해 '지정생존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매년 연두교서 발표 때 각료 중 한 명을 '지정생존자'로 지목한다. 테러 등 비상 사태로 대통령과 부통령 등이 모두 유고되는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다. 대통령직 승계 10순위인 러몬도 장관은 로드아일랜드 주지사 출신으로 기업과 생산, 무역 등을 총괄하는 미국 산업 정책의 사령탑이다.

러몬도 장관을 비롯해 올해 바이든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때 핵심적 역할을 한 인사들이 모두 여성이었다. 연두교서 발표 직후 관례에 따라 야당 정치인의 반론 연설이 진행된다. 주목받는 신진이거나 상징성을 갖는 정치인이 대통령과 행정부의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하는데, 올해 반론 연설 연사는 공화당 소속 킴 레이놀즈(62) 아이오와 주지사였다.

레이놀즈 주지사는 화상으로 진행된 반론 연설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대내 정책을 비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지난해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및 카불 함락 등 일련의 사태를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적 실패로 규정했다. 인플레이션과 코로나 방역에서도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의사당 안에서는 대통령직 승계 서열 1·2위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연단 뒤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봤다. 지난 1790년 조지 워싱턴 초대 미국 대통령이 첫 연두교서를 발표한 이래 핵심 인사들이 모두 여성으로 짜인 것은 처음이다. 기고자 :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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