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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27곳 지정했지만
혼란 막는다고 명단 공개 안해
보건소 통해서만 병원 알려줘

코로나에 감염돼 재택 치료 중이던 소아 환자가 숨지는 일이 연이어 발생하자 정부가 소아 대면 진료와 입원을 전담하는 병원을 지정했지만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 27개에 불과한 데다 시도별로 지정 병원이 1곳도 없는 경우도 많아 위급 상황 발생 시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

본지 취재 결과, 3일까지 정부가 지정한 '소아 특화 거점 전담 병원'은 경기 지역 9곳, 충남 1곳, 대전 3곳, 경북 1곳, 울산 1곳, 부산 2곳, 경남 3곳, 전북 2곳, 전남 1곳, 광주 4곳 등이다. 서울·대구·인천·세종·충북·강원·제주 등 7개 시도에는 전담 병원이 없다.

정부는 전담 병원 지정으로 소아 환자의 증상 악화를 미리 막고 응급 상황에서 병원을 찾지 못해 시간을 허비하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거주 지역에 전담 병원이 없는 경우 인근 지역 전담 병원으로 가거나 기존처럼 응급실 또는 감염병 전담 병원 등으로 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소아 전담 병원이 없는 지역은 개원의 중에서도 대면 진료가 가능한 곳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정부가 지정한 규모의 전담 병원으로 최근 급증하는 소아 확진자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면 진료 시작과 동시에 전담 병원에는 소아 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경기 지역의 한 지정 병원 관계자는 "어제(2일) 소아 대면 진료를 시작했는데 환자들이 끊임없이 밀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정 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은 줄을 잇지만 의료 인력이 부족해 야간에는 환자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들 사이에서는 전담 병원 명단을 공개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방역 당국은 병원 운영 혼란 등을 막기 위해 명단을 지자체 등 관계 기관에만 알렸다. 보호자는 보건소 등을 통해 지정 병원을 알아봐야 한다. 서울 중구에 사는 박모(33)씨는 "14개월 딸에게 미열과 기침 증상이 있어 혹시나 하고 전담 병원을 찾아보려 했지만 정보가 없다"며 "요즘 보건소도 전화 연결이 안 될 때가 많은데 전담 병원을 미리 알아 놓고 대비할 수 없으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부모들이 알음알음 지정 병원을 찾아 공유하고 있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병원들과 명단 공개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기고자 :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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