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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책임의 극치＂ 맹비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파멸적인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의 강경한 경제 제재에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됐다. 미국은 "무책임의 극치" "파괴적 결과" 같은 표현까지 쓰며 러시아를 맹비난했다.

러시아 국영 통신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2일(현지 시각)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3차 대전 관련 발언을 겨냥, '파멸적인 핵전쟁'을 거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최근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러시아를 물리적으로 공격해 제3차 세계대전을 시작하거나, 국제법을 위반한 나라가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라며 강력한 대러 제재 의지를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와 관련, 핵전쟁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것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묻는 게 낫겠다"고 답했다. 3차 세계대전을 먼저 언급한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취지였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자체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 "기술적 능력은 갖추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라브로프의 발언에 대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가 최근 핵 태세를 강화한 것을 거론하며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블링컨 장관은 같은 날 워싱턴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핵 관련 움직임에 대해 "그것은 위험하다. 오판의 위험을 가중시킨다"며 "(핵 관련 도발적 움직임은) 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는 실제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전 세계에 파괴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데 오랫동안 동의해왔다"고 했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핵 태세를 강화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푸틴 대통령의 지시와 발언을 분석해왔다"며 "현재로서는 미국의 핵 경계 수준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했다. 최근 러시아의 핵 관련 발언을 '수사적 위협'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기고자 :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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