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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가수 톱7' 5위 이병찬

"제가 그동안 '팬분들'이라는 말을 쉽게 입에서 내지 못했거든요.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하지만, '내 팬'이라고 말하는 순간 너무 들뜨고 혼자 뭐라도 된 것처럼 오만하게 보일까 봐 스스로를 계속 눌러왔죠. 그러다 결승까지 오게 되면서, 이제는 '팬분'이라는 말씀을 조심스럽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를 여기까지 올려주신 팬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 최종 5위에 오른 이병찬<사진>은 "10년, 20년간 음악에 매진하신 분들 앞에서 고작 수개월간 노래를 배워온 저에게 너무 큰 자리를 주셨다"며 웃었다. 경기도 포천 출신인 그는 '역도 요정'이란 별칭처럼 중학교 때부터 역도 선수로 활동했다. '올림픽 메달'을 향해 몸무게 두세 배의 역기를 들곤 했다. 그러다 부상을 입어 10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국민가수 경연 초반 인기 1위를 달리기도 했다. 150㎏ 역기를 번쩍 들던 선수가 마이크 하나에 바르르 떠는 모습이 보호 본능을 자극했고, 맑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코로나로 우울했던 마음을 들어 올리기 충분했다. "사실 저도 그렇게까지 떨었는지 몰랐어요. 처음에 그 장면을 TV로 보고는 창피했어요. 그래도 그 덕분에 제가 조선일보에도 크게 나왔잖아요. 무뚝뚝한 아버지가 신문을 오려서 집에 붙여놓으셨더라고요. 저한테 부담 갈까 '잘했다' 이런 말씀 하나 없으셨지만 그 모습이 얼마나 제게 힘이 됐는데요."

최종 결승곡 '첫눈'은 그가 경연에 대해 가진 마음가짐을 담아 부른 것. '내겐 그림 같았던 그대와 기억 아주 오래 기다렸던 선물 같은 하루'라는 가사가 이를 압축하고 있다고 했다. "도입부 가사처럼 마음이 서늘할 정도로 제 부족한 노래 실력에 대한 두려움과 악플에 상처도 받았어요. 제 모자란 실력으로 팀 미션 동료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지만, 그래도 팬분들의 응원으로 아프지만, 아름답고, 황홀하면서도 눈물지었던, 그림 같은 시간이었어요."

요즘 톱7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노래 못한다는 악플을 정말 많이 봤어요. 노래 10년, 20년 하신 분들에 비해 겨우 몇 달 한 제가 여기까지 온 건 정말 팬분들 덕분이죠. 어느 날 어머니가 악플을 읽고 아파하시는 모습에, 정말 저희 팬들한테도, 다른 참가자한테도 폐 끼치지 않는 가수가 되겠다 마음먹었어요. 비록 국제 대회서 태극기를 올리진 못했지만 세계에 제 목소리가 울려 퍼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고자 :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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