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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협상, 승진 등 인사도 협의… 평교수들도 대학 운영에 관여

서울대 교수들이 올해부터 매년 임금 협상을 통해 임금을 정하게 된다.

3일 서울대에 따르면 서울대 교수노동조합(교수노조)과 서울대 대학본부는 최근 70개 조항으로 된 단체협약을 맺었다. 과거 대학교수들의 조합 설립은 불법이었지만 헌법재판소가 2018년 이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대학교수도 조합을 세울 수 있게 됐고, 서울대에서도 2019년 11월 교수노조가 생겼다. 이후 이번에 단협을 처음 맺은 것이다. 서울대 교수노조 조합원은 출범 초기 100명 남짓이었으나 현재 전체 교원(2200명·교수와 교직원)의 30%에 달한다. 특히 젊은 교수들의 가입률이 높다고 한다.

이번 단협에 따라 노조는 매년 대학본부와 조합원의 임금 협상을 진행하고, 임금을 정한 기준을 조합원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서울대 교수와 교직원의 임금 인상률은 지금까진 공무원 임금 인상률에 따라 결정돼 왔다. 이번 단협은 조합원이 아닌 교원에게도 적용돼 서울대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교수노조 관계자는 "기본급보다는 성과급이나 수당과 관련한 협상을 통해 열심히 해 성과를 낸 교수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대학 측이 교수의 인사(人事)를 함부로 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도 포함됐다. 대학 본부가 승진이나 재임용 등 교원의 인사 제도를 변경할 때도 조합과 협의해야 한다. 대학 운영과 관련해서도 대학본부 내 각종 위원회에 평교수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도록 노조가 추천하는 사람을 1명 이상 넣고, 관련 자료도 공개하기로 했다.

교수들이 대학 운영에 개입할 여지가 더 커지면서 서울대 내부에선 "서울대 의사 결정이 지연되고 교수들의 보신주의가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대 관계자는 "기존 교수협의회와 교수노조가 하는 일이 겹치는 경우도 많아 대학의 정책적인 결정을 두고 혼란만 더 심해질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임정묵 교수조합 사무총장(식품·동물생명공학부)은 "조합 소속 평교수들 중엔 서울대가 위기에 처했다고 느끼는 교수들이 많아 서울대의 변화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사회 눈높이에 맞춘 대학의 쇄신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와 교수노조의 단협 체결이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황인성 사립대학총장협의회 사무처장은 "서울대의 단체협약 체결로 '교수도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생길 것이고 향후 타 대학에서도 유사한 협약을 추진하려 할 것"이라며 "다만 대학의 재정 상황이나 민주화 정도 등이 대학마다 다 다르다는 점이 변수"라고 했다. 기고자 :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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