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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민심 잡아라' 추경 드라이브

더불어민주당이 새해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당 일각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주장하다 이를 철회했던 이재명 대통령 후보도 3일 "방역 행정으로 모든 국민이 어려워하시는데 국가 재정을 통한 지원 또는 보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모든 국민'을 언급하며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여당이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군불을 때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3일 비공개 정무회의를 열어 추경 처리 방향을 논의했다. 2월 임시국회 내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추경 추진에 대해 여야 원내대표 간 논의와 협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재연장 등과 맞물려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외의 계층에 대한 지원 필요성도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선 의원은 "차제에 30조원으로 얘기되는 추경 규모를 확 키워서 전 국민이 분담하고 있는 경제적·사회적 고통을 보상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 손실 보상과 지원을 위한 100조원 추경 편성을 촉구하는 대정부 결의안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을지로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은 이 후보가 공약한 '임대료·인건비 감면을 위한 한국형 급여보호 프로그램(PPP) 도입' 등을 언급하며 "여야가 초당적 합의로 통과시켜 국민의 고통에 정치적 책임을 다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추경 규모로 25조원을 요구했는데, 논의 과정에서 금액이 늘어날 경우 일부를 돌려 재난지원금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가구당 100만원(4인 가구 기준)을 지급한 1차 재난지원금의 경우 14조3000억원이 소요됐다. 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손실 보상이 선순위지만 추경 규모가 커져서 돈에 여유가 있다면 국민들께 돌려드리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이 후보도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증시대동제 뒤 기자들과 만나 "방역에 협조하느라 피해를 본 특정인, 특정 그룹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어려워하신다"며 "국가가 재정을 통해 그 손실과 어려움에 대한 지원 또는 보상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여야 간 이견 차가 크지 않은 손실 보상에 재원을 투입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여야·당정 논의에 따라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다시 한번 추진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예산 정국을 앞두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했지만 정부·야당 반대에 밀려 철회한 바 있다.

이 후보가 전 국민 지원금 주장을 철회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민주당이 다시 이를 거론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정치적 효과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 직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약속해 180석을 얻는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다. 반면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의 경우 논란 끝에 선거 직전 선별 지급을 결정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정책위 관계자는 "설 연휴 전에 추경안을 편성해 연휴에 즈음해 집행하는 것이 절차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재난지원금 지급을 추진했다 좌초할 경우 기본소득, 국토보유세 후퇴 논란처럼 "이 후보가 여론을 떠봤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또 신년 추경이 코로나 이후 편성하는 7번째 추경이고, 문재인 정부가 차기 정부에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이 넘는 국가 채무를 물려주게 된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 훼손에 대한 비판도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일차적으로는 소상공인 관련 예산을 1분기에 최대한 집중적으로 집행하는 데 역점을 두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하지만, "방역 진행 상황이나 소상공인 피해 상황, 추가 지원 필요성, 재원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 후보 발언에 대해 "손실 보상이 우선이고, 여력이 있을 경우 전 국민 지원도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이 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재추진을 시사한 것과 관련, "대선 후보의 발언과 주장에 대해 일일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기고자 :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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