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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 언포기버블

볼거리가 너무 많다. 손가락 끝에서 'X배속 재생'과 '10초 빨리 감기'도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손 안의 휴대폰보다는 불 꺼진 방 안에서 큰 화면으로 보고 싶어지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 '언포기버블'이 그렇다.

어떤 비극은 찰나를 비집고 들어와 삶 전체를 뒤튼다. 감옥에서 20년 만에 가석방된 루스(샌드라 불럭)에게도 그랬다. 아빠가 죽은 뒤 여동생과 함께 살아갈 집을 지키려 한 것뿐이었는데…. 루스에게는 '경찰 살해범'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지고 세상은 그를 가혹하게 몰아세운다. 헤어진 동생을 찾으려 발버둥칠 때, 살해된 경찰의 아들이 복수를 노리고 접근해온다.

루스가 처한 현실의 공기는 차갑고 무겁지만, 어린 동생과 함께 살았던 시절의 기억은 따뜻하고 포근하다. 영화는 대비되는 현재와 과거를 자주 교차시키며 그날의 비극에 얽힌 비밀을 향해 조금씩 다가간다.

샌드라 불럭의 인생작, 인생 연기라 할 만하다. 젊은 한때 '미국의 연인'이었던 이 배우는 흐트러진 머리, 깡마른 얼굴과 육신에 슬픔과 회한이 더께로 쌓여 엉겨붙은 늙고 지친 여자가 된다. 주변에 가득 찬 적의가 칼날처럼 조여올 때 할 수 있는 일은 버티는 것뿐.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한 번은 웃을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지난 12월 중순 12일간 넷플릭스 영화 글로벌 1위(플릭스패트롤 기준)였다. 영상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도 사람들은 좋은 영화를 알아본다.

클래식 - 신년 음악회

지난해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한 연주자들이 총출연하는 신년 음악회가 5일 오후 7시 예술의전당에서 KBS교향악단(지휘 최수열)의 연주로 열린다. 부조니 콩쿠르 5관왕인 피아니스트 박재홍〈사진〉과 에네스쿠 콩쿠르 최연소 우승자인 첼리스트 한재민은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와 함께 베토벤의 3중 협주곡을 협연한다. 영국 BBC 카디프 콩쿠르에서 정상에 오른 바리톤 김기훈은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삽입곡을 부른다. 비대면으로 열리는 이날 음악회는 유튜브·네이버TV 등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영화 - 전장의 피아니스트

영화 '피아니스트'(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배경을 나치 점령하의 폴란드에서 시리아로 옮긴 것 같다고 할까. 6일 개봉하는 '전장의 피아니스트'는 시리아 내전을 배경으로 하는 전쟁극이자 음악 드라마다. 청년 피아니스트 카림은 유럽행(行)을 꿈꾸지만, 급진 이슬람 무장 단체의 봉쇄로 좌절되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아끼던 피아노마저 총탄 세례를 받고 망가진다. 폭력이 만연한 세상에서 음악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포성이 멎지 않는 전장에서 베토벤의 소나타를 연주하는 마지막 장면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연극 - 환상동화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피아니스트 한스는 소리를 잃어버리고 마리는 시력을 상실한다. 사랑광대, 전쟁광대, 예술광대가 이 남녀의 이야기를 각자 선호하는 주제로 풀어낸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애절한 사랑, 인간의 파괴 본능을 자극하는 전쟁, 불멸의 가치를 창조하는 예술 등이다. 비눗방울, 음악, 마임, 무용 등으로 동화처럼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 관객 만족도가 높다. 백동현·손호영·안창용 등 출연. 김동연 작·연출로 2월 12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축제 - 아시테지 겨울축제

아동·청소년 연극제인 '2022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가 4~16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종로 아이들극장과 온라인 플랫폼 '플레이슈터'에서 열린다. 영·유아를 위한 작품으로 '환영해'와 '우주·아이·삶·춤', 3~6세 어린이에게는 '개굴개굴 고래고래' 등 4편, 7세 이상 어린이에게 적합한 연극으로는 '줄 타는 아이와 아프리카도마뱀' 등 6편이 무대에 오른다. 온라인에서는 '즐거운 나의 집' 등 3편을 만날 수 있다. 일정은 www.assitejkorea.org 참조. 기고자 : 이태훈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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