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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전국구 인선작업을 보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그것이 진정 그런 식으로 운영될 것이라면 전국구제도는 아예 없애버리는 편이 옳겠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우선 전국구 인선 발표시점을 후보등록마감 직전까지 끌고가려는 여-야의 작전부터가 대단히 속되고 천해 보인다. 떨어진 사람들이 타당이나 무소속으로 지역구 등에 출마할까 보아 그러는 모양인데,그런 작전적수법 자체가 참으로 교묘하다 못해 교활하기까지 하다.

신문에 보도되는 대로의 인선내용이나 발상 또한 전국구제도의 폐기론을 더욱더 왕성하게 제기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도 두드러진 현상은 전국구 인선은 이제 완전히 보스 들의 개인적-사적 고충처리나 이해관계 계산 또는 공천장사의 소도구로 전락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인선의 과정이나 방식 역시 거의 완전한 자의성의 놀이 그것이다.

상당수는 지역구 낙천자들에 대한 꿩 대신 닭 같은 무마용 보상이고,또 일부는 정치 헌금용 상품으로 매관 매직된 것이며,또 일부는 보스 들의 사연에 얽힌 빚갚음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그런가하면 공연히 사회단체의 장들을 유혹-유인해들여서 마치 사해의 대표들을 고루 망라했다는 식의 액세서리용인 경우도 있으며,또 일부는 순전히 계파간 안배로서 인선된 사례도 있다.

이렇게 볼때 전국구는 지금 의회주의 본연의 국민 대표기능과는 전혀 무관한 차원에서 사용되고 있는 한개 장난감 으로 타락하고 말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국구 인선의 작업이 수반해야할 객관성과 공공성의 형식 또한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도대체 누가 어떤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심사하고 결정하는지,그 절차의 근대적 합리성 같은 것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문자 그대로 엄지손가락들 마음대로이고 그들의 비밀스러운 초제도적 구수회의가 사람의 이름을 넣었다 뺐다하는 판이니,이것이 과연 근-현대인지 중세 대벌시대인지 알 수가 없다.

이래서 우리는 전국구가 정히 이런식으로 밖엔 운영될 길이 없다면 그것은 마땅히 폐지하는 쪽으로 국민여론이 조성돼서 앞으로 그런 국민운동-시민운동-유권자 운동이 힘차게 일어나기를 대망한다. 그리고 학계와 법조계 및 뜻있는 시민들은 전국구제도 대신 어떤 대안이 있을 수 있는가도 연구했으면 한다.

시민사회의 각 부문에서도 앞으로는 전국구로 팔려가는 것 은 일종의 불명예라는 평가를 내려서,직책을 공짜 금배지의 발판으로 이용하려는 꾼 들의 로비를 경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