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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세계적 기사배급망인 뉴욕타임스 신디케이트 세일즈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이탈리아의 라 스탐파(la stampa) 신문사와 계약을 체결,전 소련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칼럼을 한국에서 독점연재한다. 고르바초프는 이미 공산주의는 죽었는가 살았는가,그리고 재탄생할 수 있나 , 걸프전쟁 등의 제목으로 글을 쓴 바 있으며,이번 칼럼은 그가 이 신디케이트에 세번째로 쓴 글이다. 평론가들은 가장 큰 폭으로 국제질서를 움직여왔던 그의 역할이 아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최고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던 세계적 지도자의 관점을 이 칼럼을 통해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편집자주>

지난 89년 12월 바티칸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내가 만난이후 수년동안 우리사이에는 긴밀한 교신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 대화가 앞으로도 계속되리라고 믿는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상호 공감과 이해는 모든 편지속에도 드러나 있다. 거기에는 우리가 같이 출범시켰던 바를 추진하고 완결하고자하는 진정한 의욕이 담겨 있다. 나는 내편에서 교황과 협력을 지속할 수 있는 어떤 가능성도 놓치지 않을 것이며,그리고 나는 그것이 앞으로 지속될 상호 열망이라고 확신한다.

나와 교황이 세워놓은 관계를 기술하는 것은 훌륭한 목표이다. 이와같은 관계에는 직관적이고 매우 개인적이며 또한 매우 중요한 무엇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교황과 내가 함께 있을때 나는 뒷날 새로운 정치적 사고 로 알려지게 되는 것을 창조하는 데 있어 교황 자신의 역할을 느끼고 이해했다. 그리고 나는 그의 강론에 나타난 많은 아이디어들이 우리의 것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기꺼이 동의한다. 이것은 오로지 내가 앞서 말한 친밀함 때문에 가능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우리것과 매우 가깝다.

교황의 생각과 구상에 담겨있는 영적인 내용 그리고 새로운 세계 문명의 성장을 진작시키려는 그의 노력을 나는 높이 평가한다. 아울러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황이면서 한편 슬라브인이다.

그리고 이것도 우리의 상호 이해를 강화했다. 그러나 그와 내가 슬라브 혈통을 지녔다는 사실보다는 우리 사이에 정착된 정신적 친밀함이 더 많은 가치를 지녔다는 것을 나는 확신하고 있다. 세계 무대에 펼친 교황의 노력과,정치적인 그리고 여타의 것을 포함한 그의 엄청난 활동이 없었다면 지난 여러해 동안 동유럽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바티칸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우리는 바로 우리나라에서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었고 그것이 제역할을 해냈다. 특히 우리는 러시아 정교회와 로마 카톨릭교회 사이에 의사소통의 필요성을 이해했다. 이것은 우리나라와 바티칸의 관계 수립을 고무시켰다.

양심의 자유에 관한 법을 제정하면서 페레스트로이카는 종교에 대해 특별히 중요한 공헌을 했다.

우리는 스탈린 치하에서 크게 고통받은 러시아 정교회의 권한들을 복원했다. 동시에 우리는 다른 종교의 역할도 인정했다. 사실상 우리나라에는 세계의 거의 모든 종교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것은 자유화 과정에 불과한 것이며,이 자유화는 신앙인과 비신앙인을 막론하고 모든 시민들에게 중대한 정신적 의미를 지닌다.

나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확신한다. 나는 이미 그의 탁월한 정신적 지위에 대해 말했다. 나는 그의 인간적인 품성에도 크게 감동받았다. 한마디로 그는 위대한 인격이다. 과장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그가 원기를 발산하여 신뢰의 깊은 정을 갖도록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 유럽의 역사에 깊숙한 변화가 진행돼 오는 이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엄청난 정치적 역할을 맡게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실제로 이 사회속의 결정적인 역할을 그 개인이 맡아야만 하는 과도기에 처해 있다. 그리고 오늘날 인간의 양심과 정신을 강화시킬 수 있는 모든 것들은 과거 어느때보다도 중요하다. <라 스탐파 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