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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펀드에도 1200억… 러 침공에도 해외펀드는 타격 없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해외 펀드 시장은 별 타격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2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2월 말까지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2조5200억원 증가했다. 해외 펀드 설정액의 절반 이상(51%)을 차지하는 북미·중국 펀드로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북미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자 저가 매수세가 몰리며 2월 한 달에만 5300억원이 유입됐다. 심지어 주가가 폭락한 러시아 펀드로도 연초 이후 26억원이 유입됐다. 곡물 등 원자재 값 상승 효과를 누리는 중남미 펀드와, 이번 달 중순부터 외국인 관광을 전면 재개하는 베트남 펀드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차익을 실현하며 이 펀드들에서 돈을 뺐다.

전문가들은 단기 수익률만 보고 펀드 투자를 결정하지 말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전개 상황, 미국 금리 인상 기조, 원자재 가격 상승 같은 전쟁 여파 등을 먼저 면밀히 따지라고 조언한다.

◇북미 펀드 저가 매수세 5300억 유입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북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12.7%였다. 러시아 펀드(-49.1%) 다음으로 낮았다. 연초부터 시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행보와 최근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충격에 펀드 수익률이 부진해진 것이다.

하지만 최근 한 달 새 북미 펀드에는 5297억원이 흘러들어 해외 펀드 중 가장 많은 돈이 유입됐다. 이는 전체 해외 주식 펀드 유입액(8785억원)의 60%가 넘는 규모다. 최근 3개월과 6개월로 기간을 넓혀 잡아도 북미 펀드로 각각 2조원, 3조5000억원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중국 펀드(1조3000억원, 1조5000억원)의 2배 수준이었다.

자금의 북미 펀드 유입은 올 들어 약세를 보이는 기술주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육진수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간을 두고 보면, (미국 테크 기업들이) 재평가될 것이기 때문에 중기 이상으로 보면 미국 중심의 글로벌 펀드들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중국 펀드로도 1200억 투자돼

중국 펀드도 올 들어 수익률이 -8.6%로 고꾸라진 상태지만, 최근 한 달간 1257억원이 흘러 들어오며 북미 펀드 다음으로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오는 4일 중국 최대 정치 이벤트인 양회(兩會)가 개최된다. 양회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통칭하는 것으로, 여기에서 한 해 중국의 경제·정치 운영 방침이 정해진다. 하나금융투자는 "1월 개최된 지방 양회에서는 경기 부양 예고와 함께 투자를 확대하려는 적극성이 나타났다"며 "올해 양회에서는 더 적극적인 정책 발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작년 12월 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렸다. 지난 1월에는 기준금리를 20개월 만에 0.05%포인트 인하했다. 올해 미 연준이 7차례나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의 완화책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작년 기업에 대한 고강도 규제와 부동산 기업 헝다(恒大) 채무 위기 등을 거치며 중국 및 홍콩 증시가 많이 싸졌다는 평가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중국 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이 14.5배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지수가 올해 16%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금리 인상, 미·중 갈등 변수 여전

국제금융가는 15~16일 열리는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주시한다. 연준이 40년 만에 최고치로 오른 물가를 잡기 위해 현재 제로(0) 수준인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미·중 갈등, 코로나 방역, 부동산 기업 부채, 물가 상승 등 위험 요소가 여전하다.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대다수 선진국에 비해 중국은 '알려진 미지수'가 많다"며 투자 유의를 권고했다.

[그래픽] 주요 해외펀드 최근 1개월 자금 유출입 금액 / 주요 북미펀드 기고자 : 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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