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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이사회 중심으로 운영
올해 신작 게임들은 마무리 단계, 장기적으론 미래전략 수정 불가피
◇미래 전략 타격 불가피
당분간 넥슨은 그룹 2인자인 오언 머호니 넥슨 일본 법인 대표를 비롯해 각 계열사의 이사회 중심으로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출시 예정인 신작 게임 10여 개는 대부분 개발을 마쳤거나 막바지 단계여서 김 창업주의 부재가 당장 게임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적극적인 M&A와 해외 투자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온 넥슨의 미래 전략은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창업주는 승차 공유 업체 리프트에 간접 투자했고, 가상 화폐 거래소 코빗(912억원)·비트스탬프(2000억원), 민간 우주 업체 스페이스X(195억원) 등 다양한 이종 산업에 발을 뻗었다. 최근에는 미국의 유명 영화·드라마 제작사 AGBO(6000억원), 완구와 게임 저작권 전문 업체 해즈브로·반다이남코 홀딩스·코나미홀딩스·세가사미홀딩스(총 1조원) 등에 투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비게임 분야 투자는 김 창업주의 개인적 관심이 크게 반영됐다"면서 "김 창업주가 없는 상황에서 로드맵 자체가 엉클어졌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게임업계에서는 김 창업주의 지분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넥슨이 운명이 달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10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김 창업주의 유산은 대부분 비상장사인 지주회사 NXC 지분이다. 김 창업주가 NXC 지분 67.49%를, 아내인 유정현 감사는 29.43%, 두 자녀가 0.68%씩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두 자녀가 공동 보유한 '와이즈키즈'가 가진 지분 1.72%까지 합치면 NXC는 김 창업주 가족 지분이 100%이다.
김 창업주 지분을 가족들이 모두 상속할 경우 적어도 5조원대의 상속세를 부담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가업 승계 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과세 대상에 포함하는 '최대 주주 할증 과세'가 더해져 상속세율이 60%까지 높아지기 때문이다. 2018년 김 창업주가 공개적으로 약속한 재산의 사회 환원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관건이다. 김 창업주는 당시 "2세 경영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상속세 문제로 매각 가능성도
김 창업주는 이미 2019년 넥슨을 10조원 규모에 매각하려다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게임업계 시장 상황은 당시와 다르다. 글로벌 테크 업체들은 최근 게임 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메타버스)와 VR·AR(가상·증강현실) 시장 선점을 위해 게임을 핵심 무기로 삼으려 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월 게임 스튜디오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82조8000억원)에 인수했고, 일본 소니도 게임 개발사 번지를 36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메이플스토리'와 '카트라이더' 같은 인기 게임을 보유한 넥슨은 놓칠 수 없는 매물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2019년에도 김 창업주의 가족들이 매각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내 유정현씨가 최대 주주에 오르면서 다시 '매각 카드'를 들고 나올 수 있다"고 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콘솔 게임에 비해 온라인 게임이 약한 소니가 넥슨에 눈독을 들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넥슨이 일본에 상장돼 있는 것도 소니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했다. 2일 도쿄증시에서 넥슨재팬은 전 거래일 대비 6.17% 올랐고, 국내 자회사인 넥슨지티도 6.98% 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다. 매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넥슨 매각은 언제까지나 업계에서 나오는 관측이다. 아내 유정현씨가 대주주 역할을 하면서 넥슨을 이끌어갈 가능성도 여전하다.
[그래픽] 넥슨 지분 구조 / 넥슨 주요 게임 기고자 : 박건형 기자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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