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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소속의 이마트 노조가 2일 '시대에 맞지 않는 유통 규제법이 유통산업 노동자의 일자리를 감소시키고 있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냈습니다. 정치권이 전통시장 보호를 내세워 쏟아낸 각종 대형 마트 규제가 유통업체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마트 노조는 "코로나와 온라인 쇼핑으로의 산업 변화, 수년간의 유통 규제로 유통 노동자의 생존권이 위기에 처했다"며 "대형 마트 노동자도 같은 국민임을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마트 노조가 비판한 '시대에 맞지 않는 유통 규제법'은 2012년 도입된 유통산업발전법이 대표적입니다. 대형 마트 '월 2회 휴무'와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 금지'를 핵심으로 하는 규제입니다. 대형 마트의 전통시장 반경 1km 이내 출점도 제한했습니다. 전통시장 상권을 살리고 대형 마트 근로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이었습니다.

그러나 법안 도입 이후 유통 환경은 급변했습니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새벽 배송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아갔습니다. 오프라인 유통이 침체하면서 대형 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매장은 지난해에만 12개가 사라졌습니다.

유통 규제가 전통시장을 살린 것도 아닙니다. 대형 마트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유통학회의 2019년 설문에 따르면 의무 휴업일에 전통시장을 이용한다는 소비자는 5.8%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온라인 쇼핑, 식자재 마트, 복합 쇼핑몰 등을 이용한다는 이는 50.8%에 달했습니다. 코로나를 거치며 이런 트렌드는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대형 마트가 더 이상 '시장의 강자'가 아닌 상황이지만, 국회는 더 강한 유통 규제 법안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복합쇼핑몰까지 영업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법안, 대형 마트 출점이 불가능한 구역을 전통시장 반경 1km에서 20km로 확대하는 법안에, 입점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하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됐습니다.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는 입법 의도와 달리 대형 마트 규제는 일자리 감소라는 부작용만 낳고 있습니다. 유통 시장이 급변하고, 대형 마트 노조마저 일자리를 지켜달라고 나선 상황에서 '대형 마트=강자'라는 낡은 프레임에 갇힌 법안을 남발하는 게 과연 옳은 것일까요. 기고자 : 성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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