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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시 한전공대가 대선을 1주일 앞둔 2일 개교 기념식을 열었다. 학부·대학원 신입생 130여 명과 학부모, 교수진 45명 등이 참석했다. 지어진 건물은 4층짜리 본관 행정동 한 동뿐이다. 이날 기념식장 주변으로 칸막이를 쳤지만 그 너머로는 온통 벌판이었다. 세계 학교 역사에 없을 기이한 장면일 것이다.

대학 설립을 위해선 교지, 교원, 건물, 수익용 재산을 갖춰야 해 최소 6년은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교육부는 건물 한 동 착공도 안 된 상태에서 2020년 4월 법인 설립을 인가해줬다. 작년 3월엔 여당 주도로 한전공대 특별법이 제정됐다. 인근 골프텔이 기숙사이고, 총장·교수·직원 등은 근처 빌딩에 세를 얻었다. 골프장 반을 잘라 학교 부지로 기부했던 기업은 나머지 땅에 아파트 5000가구를 짓겠다며 도시계획 변경을 신청해 놓고 있다.

한전공대의 무리한 개교가 대선 때문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개교식 영상 축사에서 "문 정부는 서남해안을 신재생 에너지의 메카로 육성하고 있다. 광주·전남은 대한민국 에너지 중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선거 지원 유세 수준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1년 뒤에나 부분 재가동하게 될 군산조선소 행사를 만들고 "재가동에 우리 정부가 함께했다는 사실을 기억해달라"고 했다. 표 달라는 것이다.

한전공대는 에너지 대학이라지만 이미 각 대학에 에너지 관련 학과가 다 있다. 학생 수가 줄어, 있는 대학도 문 닫는데 무슨 대학 신설인가. 그나마 한국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원자력 분야는 제외시켰다. 2031년까지 1조6000억원이 투입된다는데, 146조 빚더미에 올라 있고 작년 6조 적자를 기록한 한전이 절반을 부담해야 한다. 운영비는 국민이 내는 전기료로 충당한다. 누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억지를 부리나.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문 대통령이 박은 이 대못을 어떻게 뽑느냐로 골머리를 앓아야 하게 됐다.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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