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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로 확산되는 우크라이나 돕기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돕자는 움직임이 세계 곳곳에서 확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생활필수품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이가 늘고 있으며 주변국으로 탈출하는 난민도 많아지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는 최대 400만명의 난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이들을 위한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영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는 예산과 조직을 지원해 체계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돕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미 영국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고국의 친척을 보다 쉽게 데려올 수 있게 하겠다"며 "(받아들일 우크라이나인이) 20만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했다. 존슨 총리는 별도로 인도적 지원금으로 2억2000만파운드(약 353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호주는 군사 원조로 7000만달러(약 845억원)의 미사일 등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한 것과 별개로 3500만달러(약 423억원)를 들여 피란민들을 위한 음식과 식수를 제공하기로 했다. 중국의 위협에 시달리는 대만은 정부 차원에서 지난 1일부터 대대적인 모금에 들어갔다. 차이잉원 총통은 "그동안 우리가 받은 국제사회의 도움에 보답하자"며 대만인들의 동참을 요청했다.

일본에서는 주일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어려움에 처한 자국을 도와달라며 지난달 25일 개설한 은행 계좌에 1일까지 6만명이 20억엔(약 209억원)의 성금을 보냈다. 우크라이나 이웃 국가에서는 포탄을 피해 탈출한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나눔의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유명 인사들도 기부에 앞장서고 있다. 영화 '데드풀' '킬러의 보디가드' 시리즈로 알려진 할리우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와 블레이크 라이블리 부부가 100만달러(약 12억원) 기부를 약속했다. 스페인계 미국인 특급 요리사 호세 안드레스는 500만달러(약 60억원)를, 일본 전자상거래 회사 라쿠텐 창업자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은 사재 10억엔(약 105억원)을 쾌척했다.

국제기구들도 우크라이나 돕기에 동참했다. 지난 1일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올해 안에 우크라이나에 30억달러(약 3조6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도 적극적이다. 우크라이나의 맥도널드와 KFC는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군과 주민들에게 '음식 기부'를 하고 있다. 맥도널드는 조리할 필요가 없는 샐러드·도넛 등 간편식을 전달하고 있고, KFC는 군인이나 의료진에게 줄 음식을 현지 매장에서 만들어 보내고 있다.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우크라이나 인근 폴란드·슬로바키아·헝가리에 있는 자사의 급속 충전소 '수퍼 차저'를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전기차 운전자들이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이동을 돕는 데 천군만마가 되고 있다.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우크라이나 이웃 국가들에서 무료 숙소를 제공해 우크라이나 난민 10만명이 머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자동차 회사 포드, 여객기 제작사 보잉, 정유 회사 엑손모빌도 일제히 러시아에서의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애플은 러시아에서 제품 판매를 멈추고, 결제 시스템 애플 페이 사용을 제한했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가상 화폐로 피해자를 돕는 기부가 본격화된 첫 번째 전쟁으로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달 26일 전 세계에 도움을 요청하며 가상 화폐 계좌 두 개를 공개했는데 8시간 만에 540만달러(약 65억원)가 모였다. AP통신은 세계 각지에서 약 3만명이 3380만달러(약 408억원)의 가상 화폐를 우크라이나 정부와 구호 단체에 보냈다고 2일 보도했다. 그중 이더리움 창시자 개빈 우드가 보낸 기부금이 580만달러(약 70억원)다.

가상 화폐를 이용하면 전달이 간편하고 금융 제재를 피할 수 있는 데다, 철저한 익명 기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BBC는 우크라이나의 한 비영리단체에 익명으로 300만달러(약 36억원)를 가상 화폐로 보낸 사람이 있다고 보도했다. 기고자 : 손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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