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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기자

한국의 여성국극이 오는 28일 세계적으로 이름난 호주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려진다. 여성국극의 중흥과 종합무대예술로서의 여성국극 발전을 위해 설립된 사단법인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는 가장 한국적인 전통공연예술을 세계에 소개하는 작업의 하나로 시드니오페라 하우스에서의 공연을 준비하고있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려질 작품은 조선조 최고의 명기(명기)로 꼽히는 황진이의 예술과 사랑을 그린 「내뜻은 청산이오」. 춤과 소리, 극과 명연주가 어우러지는 전통예술의 한마당잔치로 꾸며진다. 특히 황진이가 남긴 한시를 시창(시창)이라는 새로운 양식을 도입, 소개하는 점도 이번 공연만이 갖는 특징이다.

세계 5대 오페라극장의 하나인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국내 공연단체로는 처음 무대에 서는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는 지난 20년대 부터 50년대 중반까지 서민의 사랑을 받았던 여성국극을 다시 되살려 보자는 취지에서 여성국악인들이 모여 만든 단체이다. 여성국극이란 전통창극을 여성출연자들로만 공연한데서 붙여진 이름. 극중인물을 모두 여성이 맡아하는데도 무리가 없으며 여성 소리꾼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섬세하고 감정이 풍부한 소리와 극적 효과로 대중의 인기를 독점했던 한국특유의 공연형태다.

지난 86년 과거 여성국극에서 활약했던 여성국악인들이 모여 창단한 「서라벌 국악예술단」이 창단되었으며 이 단체는 전국순회 국악공연, 여성국극 「성자 이차돈의 죽음」(87년) 「88올림픽 축하공연」 국극 「견우와 직녀」(90년)등을 통해 30∼40년대 여성국극의 맛과 흥취를 되살려 주었다.

여성국극예술협회는 이번 호주공연에 조선시대 송도삼절(송도삼절)로 불리며 시와 음악속에 진한 예술적 삶을 살다간 황진이의 일대기를 다룬 신작 창극을 선보인다. 창은 물론 살풀이 교방춤 검무 장고춤등이 등장하고 화려한 무대의상이 돋보여 가장 한국적인 뮤지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호주공연에 앞서 오는 8일과 9일 오후 3시-7시에는 대학로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서울 공연도 갖는다. 극중 황진이 역에는 여성국극계의 스타로 떠오르고있는 김금미가 출연하고 반주는 대금의 명인 이생강씨가 이끄는 국악연주단이 맡는다.

출연진은 김경수 박미숙 김진진 조영숙 손춘희 허숙자 이미자 김해리 김순희 이유라 강보원 민수연 송재현 김지현 임일애 박진하등 17명. 제작 홍성덕 극본 최성수 연출 이종훈 작곡 정철호 안무 이영옥 무대감독 김화산. 02(743)2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