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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국정원 대공 수사권이 경찰로 전면 이양되면서 '수사 공백'이 우려되자, 정부는 작년 말 관련 시행령 개정을 통해 보완에 나섰다. 국정원의 정보 수집 기능을 남기는 등의 내용이었다. 그러나 안보 전문가들은 "미봉책"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지난달 12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안보 침해 범죄 및 활동 등에 관한 대응 업무 규정' 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국정원·경찰 등 유관 기관의 업무 협력 방식을 규정해 국정원 역할을 명확히 정리하는 차원이었다. 시행령에 따르면, 국정원은 국가 안보에 반하는 행위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경찰에 넘길 수 있다. 안보 위해자에 대한 정보 분석과 검증도 할 수 있고, 필요시 국정원장은 안보 위해자에 대해 법무부 장관에게 출국 정지도 요청할 수 있다. 국가 안보 침해 활동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습득한 유류물이나 임의로 제출받은 물품 등도 보관할 수 있다.

또한 국정원이 안보 위해자에 대한 행정 절차 및 사법 절차를 지원하기 위해 활동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경찰의 대공 수사에 국정원이 제한적으로나마 참여하는 길을 열어 둔 것이다. 이에 대해 정구영 한국통합전략연구원 부원장은 "국정원이 수집하는 정보 깊이는 상당히 얕아질 것"이라며 "국정원 수사관은 법원으로부터 합법적으로 영장을 받아 감청(통신 제한 조치)을 할 수도 있고 증거 수집도 하는데 강제 수사권이 없으면 그게 불가능해진다"고 했다.

노무현 정권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김승규 전 원장은 "대공 수사권 이양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려다가 실패하자 간첩 잡는 기관(국정원)을 무력화하려고 나온 전략"이라며 "대공 수사권 복원이 근본 대책"이라고 했다. 황윤덕 국가안보통일연구원장은 "국정원에서 수사 기능을 분리시킨 것은 '북한'이라는 반(反)국가 단체의 존재를 잊은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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