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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캔버라=이홍열기자

한국여자배구가 20년만에 올림픽 자력출전의 꿈을 실현했다. < 관련기사 14면 >

애틀랜타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에 출전한 한국은 31일 캔버라 ais체육관서 막내린 대회 최종일 결승서 숙적 일본에 먼저 두세트를 내주었으나 혼신의 반격으로 3대2로 극적 뒤집기승, 본선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76년 몬트리올대회 자력출전 이후 80년 모스크바때는 불참했고, 84년 로스앤젤레스대회서는 동구권 출전보이콧으로 참가했으며 88년 서울대회때는 자동출전을, 92년 바르셀로나서는 지역예선 탈락으로 불참해 자력출전은 20년만이다.

한국은 이로써 이번대회 예선 3대1승을 포함, 94년 3월이후 최근 2년동안 대 일본전서 10연승의 절대우위를 지키게됐다. 숨막히는 2시간36분이었다. 한국은 경기초반 에이스 장윤희를 비롯한 오픈공격진이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수비마저 와해, 전에 없이 악전고투했다.

하지만 3세트 들면서 상황은 호전되기 시작했다. 강혜미에게 스타팅세터 자리를 내주었던 이수정의 토스 볼끝이 살아나고, 이수정과 「세트」를 이뤄온 김남순이 위기타개의 선봉을 맡아 3세트를 단 5점에 묶었다. 이날 승부의 분수령은 제4세트였다. 한국은 9-9의 고비에서 최장신 홍지연(1m87)의 시간차, 김남순의 백어택 등으로 12-9로 달아났다가 다시 오바야시를 막지 못해 12-11로 쫓겼으나 막판 박수정 정선혜 등의 득점으로 힘겹게 세트올을 만들었다. 이날 김남순은 8득점 17득권 2블로킹으로 최고득점자가 됐다.

○…총인구 30만명, 한국 교민수 3백명에 불과한 캔버라시에 한국 잔치가 벌어졌다. 이날 경기가 벌어진 ais체육관에는 2백여명의 한국응원단이 태극기를 흔들며 열렬히 응원했는데 그 대부분이 3백km가까이 떨어진 시드니 교민들. 이들은 아침부터 3시간30분을 달려 이곳 체육관에 포진, 일본 응원석을 질과 양에서 압도했는데, 극적 역전승을 거두자 모두 눈물을 흘리며 애국가를 합창하는등 콧날이 시큰한 상황이 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