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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싱턴=정해영기자" 미국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28일 미상원 외교위원회(위원장 클레이번펠 민 로드 아일랜드)에 출석,옐친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가 동진정책으로 선회해 아시아에서 과거와 같은 개입정책을 펼가능성이 많다고 경고했다. 키신저씨는 러시아가 우랄쪽으로 중심을 이동할 것에 대비,미국은 지금부터라도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맹방들과 이 문제를 긴밀히 협의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신저씨는 최근 구 소련이후의 독립국가연합(cis)을 둘러보고 왔다. 그의 증언내용을 간추려 정리한다.

"cis를 구성하고 있는 공화국중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카자흐스탄 등 큰 공화국들은 cis를 완전 독립으로가는 중간지점 으로 보고있다. 반면 아시아지역에 있는 작은 공화국들은 연합체 결성이야말로 자신들이 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로 믿고있다. 러시아공 지도자들은 현 상황을 재통합을 위한 과정의 하나로 해석하고 있다. 1917년 러시아혁명후 다른 공화국들이 독립을 선언했다가 5년뒤에 다시 통합해 소련을 탄생시킨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옐친은 우크라이나의 견제의 자신의 정책을 제대로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cis협정은 공화국간 경계가 신성불가침이라고 선언하고 있지만 경계가 어떤 과정을 거쳐 그어졌고 누가 안보를 책임질 것인지를 아무도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옐친과 국방부가 책임자라고 공언해 왔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를 받아 들이지 않고 있다. 내가 만나본 여러 공화국 지도자들은 러시아에 제국주의의 위협을 경호해온 우크라이나의 입장에 동감을 표했다.

공화국들은 현재 핵무기,흑해함대의 장래,재래식 무기에 대한 지휘통제권 등 세가지 부문에서 불협화음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것은 군의 장래문제이다. 모스크바의 군지휘부는 처음으로 당의 정치적 통제나 kgb 또는 행정부의 간섭 등에서 완전독립을 구가하고 있다. 지금 cis군은 외국을 침공할 수 있을 만큼 일사불란한 중앙지휘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핵무기 통제권만은 러시아에 넘겨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엔 미국의 압력도 부분적 이유가 되고 있다.

구 소련의 강자로 등장한 러시아는 서서히 무게중심을 우랄산맥 동쪽으로 옮겨 역사적으로 아시아에서 취해온 행동주의를 재개할지도 모른다. 무력을 사용하건 협박수단을 이용하건간에 러시아는 아시아에서 과거에 해온대로 신팽창주의를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 지도부가 어떤 선제행동으로 나올지는 예측하기가 이르지만 신세계 질서 성격을 생각하는 것이 그렇게 이르지도 않다.

미국은 러시아가 아시아 중심정책으로 전환할 것에 대비해 미리 아시아 맹방들과 긴밀한 협의를 가져야 한다. 여기엔 중국도 포함돼야 할것이다. 무엇보다 미국과 러시아간의 대화에서 이 문제가 주의제가 돼야 한다. 러시아와 일본이 만주와 한국의 지배권을 놓고 전쟁을 벌인 것도 금세기에 일어났다.

러시아가 다시 중앙집권화를 꾀하기 위해 군사대국의 길을 걷는다면 냉전과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옐친을 현 단계에서는 구 소련의 제도가 지닌 취약점을 받아들인 반공주의자로 보고싶다. 우리가 말하는 민주주의가 그의 몸에 배었는지는 의구심이 든다.

국가적 관점에서 기업인들이 러시아에 투자하는 것을 환영한다. 그러나 안정된 법체계가 확립될때까지는 많은 투자를 할 곳은 못된다. 에너지는 그들과 우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분야다. 다른 분야에서는 주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