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의 행보가 요즘 가속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몇가지 구체적 사례들이 전후 지난 47년동안 혹시나 해 오던 우리의 의구를 더욱 확실한 것으로 굳혀주고 있다. 그 첫째로 꼽힐 수 있는 것이 도변미지웅 장관을 비롯한 일본 외무부의 한-러 어업협정에 대한 입장표명 이다. 일본 정부는 일본이 고유영토 라고 주장하는 이른바 북방4개섬 주변 2백해리 수역에서의 한국어선의 조업을 인정한 한국-러시아간의 합의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이것은 매우 놀랍고도 이상한 문제 제기이다. 일본정부의 그러한 입장이 정당화 되려면 일본은 1965년에 한국과 체결한 양국간의 기본조약을 철저히 준수했어야 할 것이었다. 이 조약 제3조는 대한민국 정부가 이 지역의 유일합법 정부임을 확인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는 조약 발효직후부터 늘 그 해석과 행동을 달리해왔다. 그 똑같은 일본정부가 기본조약 보다도 훨씬 구속력이 약한 공동성명(72년)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의 유일합법정부임을 승인 한 것은 너무나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요컨대 일본은 국제권력정치의 룰을 맹신하는 제국주의적,식민주의적 강대국 논리를 지금도 철저히 따르고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일본은 선별적으로 특정국을 차별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이른바 북방4도서,독도,조어대열도 등에 대한 영유권 주장의 강-약을 임기응변으로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일본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고 느끼는 두번째 사례로,그 나라의 정부와 여당이 지난 수년래 단속적으로 내놓고 있는 힘의 외교지향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일본과 일본인은 그 악착스런 호전성에 쐐기를 박은 미국의 원자탄 사용을 끈질기게 규탄하고 있다. 또 중국 동북부를 중심으로한 식민지에 군림하던 일본인 60여만명을 시베리아로 강제 이주시켰다 하여 일본인들은 러시아에 대한 원한을 아직도 씻지 못하면서 그 침략근성의 재발을 막아놓은 유엔헌장의 적국조항을 지우려 하고 있다.

그야 물론 돈 좀 벌었다고 전과기록을 지우려 하는 심정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일본인은 돈의 힘을 빌려 지금 역사를 왜곡기술하려 하고 있는 격이다. 일본은 비록 그 경제력을 배경으로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된다해도 유엔헌장의 적국조항만은 삭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임을 명기해두고자한다.

일본을 경계해야 할 세번째 사례로,시대역행적인 군비확장을 들지않을 수 없다. 연간 22조,향후 5년간 1백50조원에 이르는 방대한 군비를 일본인들은 비싼 인건비와 물가상승만으로 돌리고 있다. 금년에 그 신장률을 약간 재조정했다고는 하나 일본이 끈질기에 실현하려는 해외파병 집념과 핵개발을 포함한 초현대식 각종 병기의 대량생산을 멈추지 않는데 대한 설명은 아무도 하지 않고 있다.

과거에 청-로-미-영에 기습공격하기 직전까지도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평화세력임을 가장해온 능란한 외교역량을 보여왔다. 우리는 일본의 그러한 꼼수를 다시 보고싶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