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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혜 작가 '로에베 공예상'
한국서 처음 열린 대회서 수상
＂가벼운 소재로 완벽한 형태 구현＂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공예인 '말총(말꼬리 털) 공예'가 이렇게 인정받다니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홀로 하는 작업이지만, 조선 시대부터 500여 년 이어진 조상들의 숨결과 창의력, 장인 정신이 오늘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30일 서울 종로구 공예박물관에서 열린 '2022 로에베 공예상'(LOEWE FOUNDATION Craft Prize 2022)' 최종 우승자로 선정된 정다혜(32·사진) 작가는 "말총을 소재로 정교하면서도 섬세한 공예품을 만들어 온 건 우리만의 문화"라면서 "공예를 하겠다고 하니 주변서 '미래가 없다'고 말렸는데, 이제 걱정거리에서 자랑거리가 된 것 같아 기쁘다"고 웃었다.

정 작가가 선보인 'A Time of Sincerity(성실의 시간)'는 말총으로 빗살무늬 토기 형태를 엮은 작품. 말총은 흔히 '갓' 등을 만드는 소재다. 아나수 자발베아스코아 심사위원장은 "가벼운 소재로 형태감을 완벽하게 완성하면서도 손으로 한 올 한 올 엮어 인간적인 고뇌를 느끼는 아우라가 돋보였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인 조너선 앤더슨 로에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정 작가가 선보인 말총 공예는 500년 전 한국 장인들의 기술이었지만 오늘날 더욱 현대적인 작품으로 보인다"면서 "노동 집약적인 공예는 디지털 미디어 세상의 해독제"라고 말했다.

로에베 공예상은 175년 역사의 스페인 고급 패션 브랜드 로에베가 현대 공예의 탁월함과 예술성, 독창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6년 로에베 재단을 통해 제정한 국제적 권위의 상이다. 대회 및 시상식이 한국에서 열린 건 처음이다. 우승 상금 5만유로(약 6777만원). 데얀 수직 영국 디자인박물관 명예 관장, 올리비에 가베 프랑스 장식미술관장,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 수상자 등 13인의 심사위원단으로 공정성을 높였다. 116개 국가와 지역 작가들이 제출한 3100개 작품을 대상으로 10명의 전문가가 결선 작품 30개를 선정한 뒤, 13명의 심사위원단이 한국에 와서 치열한 논의를 벌였다. 이들 30개 작품은 7월 1일부터 한 달간 서울 공예박물관에서 무료로 전시된다. 기고자 :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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