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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랭킹 100개월 1위는 최초… 세계대회 6회 등 22회 정상
오유진 등 후배들 추격 경계… ＂공식전서 커제 이기고 싶어＂

최정(26) 9단의 여자 랭킹 연속 1위 기록이 며칠 뒤 발표될 3월 랭킹서 100개월째를 맞는다. 2013년 12월 처음 1위에 오른 뒤 8년 4개월 만에 '세 자릿수 시대'를 여는 것. 100개월 1위는 바둑계에 유례가 없다. 국내 여성 기사는 모두 74명이다.

국내 기사 전체(393명)로는 박정환이 통산 73개월(연속 58개월) 1위에 올라 최장 기록을 갖고 있다. 신진서는 34개월(연속 26개월)째 전체 1위를 기록 중이다. '바둑 여제' 최정의 소감을 들어봤다.

―기록을 의식하고 있었나.

"모르고 있었다. 여자 기사로 한정된 자료지만 그래도 기분 좋다."

―그 사이 세계 제패 6번을 포함해 22회나 우승했다.

"모두 여자 대회서만 올린 성적이란 점이 아쉽다. 혼성 대회에선 4강 한 차례(2019년 9월 참저축은행배)가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남자 기사에게 23승 22패, 여자 기사 상대론 47승 9패를 기록했다. 현재(2월) 남녀 통합 랭킹 29위인데.

"최고로 올라간 것이 16위(2020년 6월)였다. 아직 남자 쪽 실력이 월등한 것이 현실이다. 요즘엔 성별을 의식하지 않고 나보다 상위 랭커를 목표로 삼는다."

―지난 연말 오청원배서 중국 위즈잉(25)을 꺾고 우승하면서 세계 최강 여자 기사 지위를 확인했다.

"위즈잉과는 통산 20승 19패로 여전히 5대5의 박빙 승부다. 저쪽도 같은 생각이겠지만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 위즈잉은 쉽고 간명하게 이끌어가는 재주가 있다."

―지난 연말엔 23승 2패로 압도해온 오유진(24)과 벌인 결승서 연달아 져 충격을 주었다.

"(오)유진이가 아주 잘 둔 바둑이다. 향상된 실력을 체감했다. 앞으론 힘겨운 승부가 될 것 같아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그 직후 호반배 결승선 멋지게 설욕했다.

"3연속 결승서 지면 큰일이란 생각에 준비를 많이 했다. 잘 먹고 잘 쉬고 공부도 하고…. 평소 절친이지만 일부러 거리를 두고 적개심(?)을 키웠다(웃음)."

―최정을 목표로 달려오고 있는 10대 소녀 기사가 많다. 눈여겨보는 유망주가 있나?

"다들 잘 둔다. 2006년생 김효영이 입단 전 지도 대국 한 적이 있어 지켜보고 있는데 메디힐배서 우승해 반가웠다. 외국 기사 중에선 중국 저우훙위(2003년생) 우이밍(2006년생)이 주목된다."

―선배들이 하락을 시작한 나이가 다가오고 있다.

"주변에 신경 쓸 일이 많아진 건 사실이지만 체력이나 두뇌 회전엔 전혀 문제없다. 열심히 하면 한두 해 안에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지난해 공식전 101판을 두어 최다 대국 1위(70승 31패)를 기록했다. 사흘에 한 판꼴인데 괜찮은가?

"더 많은 판을 소화한 해도 있었다. 출전을 일부 조절해갈 생각이다."

―2010년 입단 후 만 12년이 지났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지고는 못 살았는데 요즘엔 져도 무덤덤할 때가 늘었다. 요령이 붙는 등 모든 면에서 성장했지만 형세 판단은 여전히 어렵다."

―앞으로 목표는.

"어렸을 때부터 남녀가 함께 출전하는 혼성 대회 우승을 꿈꿔 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통합 랭킹 10위권 진입도 소망이다. 또 하나, 공식전에서 중국 최강자 커제를 꼭 한번 이겨보고 싶다."

―한가할 때는 뭘 하며 지내나.

"최근에 최우식 주연의 TV 드라마 '그해 우리는'을 재미있게 봤다. 빨리 코로나가 종식돼 좋아하는 노래방을 실컷 가고 싶다."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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