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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미온적 자세에 성명 발표
러 대사 ＂우릴 겁준다면 실패할 것… 양국 30년관계 이젠 방향 바꿀듯＂

한국에 주재하는 유럽 대사들이 28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특히 이들은 한국 정부도 러시아를 제재하는 국제사회 움직임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

마리아 페르난데즈 주한유럽대사와 EU 회원 25국 대사들은 이날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와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러시아 연방군의 부당한 침공을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행동은 우크라이나 또는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제법의 기본 원칙과 규범에 기반한 질서를 위반한 것으로 대한민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단호하게 단결할 것이며, 러시아의 불법 행동에 대해 막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정부도 이러한 전례 없는 전 세계적인 도전 앞에서 국제사회와 우크라이나의 편에 서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성명은 최근 영국, 일본 등이 미국의 대러 제재에 독자 제재 등으로 호응하는 가운데 한국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국제적 비판을 받는 시점에 나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것이 독자 제재를 검토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날 문 대통령은 한국이 국제 제재 동참에 소극적이라는 국내외 비판을 의식한 듯 청와대 내부 참모 회의에서 "러시아 국제 제재 동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확실히 마련해 달라"며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한편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는 이날 주한 러시아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부가 국제 사회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교 이후) 30년 동안 긍정적으로 발전해온 러시아와 한국 간의 관계가 이제 방향을 바꿀 것 같다"며 "대러 제재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신북방정책 등 남·북·러 3각 프로젝트에 어떤 도움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를 겁주려는 시도는 언제나 실패할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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