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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 당선 소감

당선 연락을 받은 날까지 한 열흘 정도 자다 깨다를 반복한 것 같습니다. 몇 페이지 빼먹고 원고를 보낸 것 같은 기분이 들거나 완성본이 아닌 수정본을 보낸 것 같다거나 주소를 잘못 쓴 것 같다거나 연락처를 잘못 썼다는 등의 악몽이 끼어들곤 했습니다. 그런 후에 당선 소식을 접해서인지 어리둥절하면서도 그 기쁨은 두 배로 다가옵니다.

제가 주목했던 작가들의 삶은 세상의 틈을 읽어내느라 분주하고 예민하고 고독했습니다. 그들의 시선과 언어를 따라가면서 저와 다르지 않은 사람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사실에 환호하고 동질감이 들었습니다. 이후 그들처럼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며 지냈던 것 같습니다. 제 인생의 분기점은 이렇게 문학과 조우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영문학을 만난 이후 국문학을 전공으로 택하면서 다시 한번 글 쓰는 이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 스며 들어왔습니다. 평론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흐가 발견한 낡은 신발 하나가 작품이 되는 것은 '물질'과 그에 따른 '해석'을 통해서라는 아서 단토의 말은 제게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한때 예술의 속성으로 여겨졌던 것들이 아우라를 상실해가고 있더라도 삶 속에서 반딧불이처럼 빛나는 예술을 발견하고 묻고 쓰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부족한 글임에도 제 삶에 큰 의미를 부여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먼저 머리 숙여 큰 인사를 드립니다. 삶이 글이 되도록 이끌어주신 지도교수님과 큰 가르침을 주신 동국대학교 국문과 교수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잘 키워주신 엄마 김성자 여사와 제 가슴에 늘 살아계신 아버지 감사합니다. 아버지를 대신해 큰 짐을 졌던 동생 영주와 경아에게도, 하나뿐인 조카 젬마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들 김지환과 배우자, 항상 큰 도움과 응원을 보내준 선생님들께도 특별한 감사를 보냅니다. 희망과 온기 가득한 글을 쓰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1971년 경기 출생
-서울여대 영문과 졸업
-동국대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 수료 기고자 : 염선옥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00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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